2026.09.18 13:00 · 팟캐스트
주문은 있었지만 라인이 없었다
전날 1조 투자계획 발표 키움 “증설폭 예상 웃돌아” DS투자, 목표가 275만 제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18일 기준으로 나온 이야기입니다. 어제 저녁 두산이 발표를 하나 했는데, 시장이 아침부터 반응했거든요.
공장 설계도를 앞에 두고 앉은 자리를 상상해 보시겠어요. 고객사가 먼저 연락을 해온 겁니다. "우리가 이 정도는 쓸 수 있어요." 그 숫자를 확인하고 나서야 삽을 들기로 한 거죠.
두산은 어제 약 일 조 원에 가까운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어요. 국내 공장, 중국 창수 공장 두 곳에 하이엔드 씨씨엘, 즉 동박적층판 생산라인을 새로 깐다는 내용이었어요. 회사 창립 이래 단일 투자로는 가장 큰 규모라고 했죠. 이게 2028년 말까지 집행돼서 같은 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돌아갑니다.
씨씨엘이 조금 낯설 수 있어요. 간단히 말하면 반도체나 네트워크 장비 안에 들어가는 기판 소재예요. 일반 씨씨엘도 있지만, 두산이 이번에 증설하는 건 하이엔드 쪽이에요. 에이아이 가속기, 네트워크 스위치, 광모듈 같은 데 쓰이는 거죠.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반드시 들어가는 재료 중 하나입니다.
키움증권은 오늘 리포트에서 이번 증설까지 합치면 2029년에 생산능력이 지금의 약 세 배에 가까워진다고 추정했어요. 생산라인 수로 보면 현재 스물한 개에서 쉰여섯 개로 늘어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만들 수 있는 양이 한정돼 있으니까 새 고객을 적극적으로 받기도 어려웠다는 거고요.
그런데 이 대목이 저는 좀 흥미로웠어요. 보통 기업이 증설할 때는 "앞으로 수요가 올 것 같다"는 자체 전망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고객사가 먼저 얼마나 쓸 수 있는지를 제시했고, 거기에 맞춰서 규모가 결정됐다는 거예요. 수요를 예측한 게 아니라 확인하고 들어간 거죠.
DS투자증권이 오늘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언급한 수치가 하나 있어요. 광모듈용 씨씨엘 매출이 올 상반기에만 일 년 전의 열 배를 넘었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하반기에는 거기서 또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봤고요. 성장 속도가 그만큼 가파르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남아요. 고객사가 제시한 물량이라는 게, 결국 그 고객사들의 투자 계획이 유지된다는 전제 위에 서 있거든요.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금 속도로 계속 갈지, 아니면 어느 시점에 속도 조절이 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죠. 2028년 하반기에 라인이 돌아가기 시작할 때 수요가 어떤 모양일지 — 그게 이 결정의 진짜 시험대가 될 거예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이번 증설은 회사의 예측이 아니라 고객의 주문에서 출발했다는 겁니다. 그 차이가 시장이 반응한 이유이기도 하고, 앞으로 주목해야 할 지점이기도 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