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8 12:17 · 팟캐스트
41.6% 얹었는데도 주주들은 팔지 않았다
최소수량 미달로 SPA 해제 조건 주요 주주인 운용사들 반발 영향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18일 기준입니다. 오늘 아침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내용인데요, 거의 두 달에 걸쳐 진행된 한 인수 시도가 조용히 끝났습니다.
주주가 팔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강요한 건 아니었어요. 가격이 제시됐고, 기간이 있었고, 선택은 각자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응모한 주식은 필요한 수량의 오분의 일 수준에 그쳤어요. 거래는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올해 7월, 가비아라는 회사를 코스닥에서 자진 상장폐지시키려 했습니다. 가비아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거든요. 맥쿼리는 최대주주인 김홍국 대표 측 지분 전량을 미리 사들이기로 계약하고, 이어서 나머지 주주들에게도 같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라고 공개매수를 실시했어요. 1주당 사만 팔천 원. 공개매수 신고 직전 종가보다 사십 퍼센트 넘게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표면적으론 꽤 매력적인 조건처럼 보였던 거죠.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어요. 이 거래에 반기를 든 쪽이 '개인 투자자'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반대한 건 기관이었어요. 가비아 지분을 이십사 퍼센트 넘게 들고 있던 미국계 펀드 운용사 미리캐피털은 이 가격이 가비아의 기업가치를 너무 낮게 본 거라며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 얼라인파트너스는 가격 검증과 다른 인수 후보 탐색을 촉구했고요. 큰 손들이 '안 팔겠다'고 버텼던 겁니다.
맥쿼리가 내건 조건에는 한 가지 안전장치가 있었어요. 최소 수량을 못 채우면 한 주도 사지 않겠다는 것. 결국 그 조건이 그대로 작동했습니다. 최대주주 측과의 계약도 이 결과에 연동돼 있었기 때문에, 경영권 인수 자체가 사실상 없던 일이 됐습니다. 오늘 아침 가비아 주가는 전날보다 六 퍼센트 넘게 올랐어요. 시장은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한 건지, 숫자에서도 드러납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 거절당했다는 것. 이게 단순히 '주주들이 더 받고 싶었다'의 문제인지, 아니면 이 회사가 앞으로 얼마짜리가 될 것인지에 대한 시각 차이인지. 그 간격이 생각보다 컸던 거잖아요. 공개매수를 추진한 쪽과 지분을 쥔 쪽이 같은 숫자를 보면서 완전히 다른 결론을 냈다는 겁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고, 시장도 계속 답을 만들어가는 중이겠죠.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공개매수는 가격만 높다고 성공하지 않는다는 것. 결국 주주가 그 가격을 '충분하다'고 납득해야 거래가 됩니다. 이번 건은 그 납득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