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8 16:41 · 팟캐스트
모나리자 새 화장지 라인, 한 달에 딱 하루만 돌아갑니다 🎞️
80억 투자해 ‘파세오’ 전용 설비 구축 수개월 기술개발 거쳐 6월부터 생산 4겹·마이크로 필로우 엠보싱 적용 특징 월 1회 생산…매년 단계적 생산 확대 소매는 물론 호텔 등 B2B 공략도 병행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올해 6월 1일 기준으로 시작된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기사 자체는 9월에 나왔지만, 이 변화의 출발점은 그날 논산공장에서 처음 돌아간 기계 한 대였습니다.
가로 폭이 약 2.7미터짜리 종이 원단이 기계에 맞물려 빠르게 풀립니다. 엠보싱을 찍고, 여러 겹을 붙이고, 긴 통 형태로 다시 감긴 뒤 일정한 폭으로 잘려 나와요. 짙은 파란색 포장에 금색 글씨. '파세오'라고 적힌 화장지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적재 공정으로 향합니다.
'모나리자'라는 이름, 익숙하시죠. '땡큐'나 '굿모닝' 같은 브랜드로 수십 년간 국내 화장지 시장에 있어왔던 회사예요. 그 회사가 이번엔 다른 레이어에 손을 뻗었어요. 파세오는 모나리자의 모회사인 인도네시아 제지기업 APP그룹이 뉴질랜드,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팔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거든요. 그동안은 해외에서만 만들었는데, 올해부터 논산에서도 직접 생산하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해 팔십억 원을 들여 전용 설비를 구축했고요.
파세오의 핵심은 '4겹'이에요. 지금 시장이 3겹 중심에서 4겹으로 넘어가는 중인데, 모나리자는 거기서 한 단계 더 위를 겨냥하겠다는 거죠. 겹만 더 쌓은 게 아니에요. 펄프 배합부터, 섬유가 결합되는 방식, 원지 표면에 생기는 미세한 주름인 '크립'까지 조절했어요. 두루마리 화장지인데 미용티슈에 가까운 감촉을 만들겠다는 목표였다고 해요.
가공 단계에서는 파세오 전용 기술을 따로 적용했어요. '마이크로 필로우 엠보싱'이라고 부르는 방식인데, 벌집 모양의 아주 작은 패턴과 곡선을 눌러 넣어서 볼륨감을 살리고 촉감을 부드럽게 만드는 거예요. 기존 기술을 그냥 조합해서는 원하는 질감이 안 나와서, 가공 조건 자체를 새로 찾아야 했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말에 태스크포스를 꾸려서 약 6개월 동안 시제품을 반복 생산하면서 맞춰간 결과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화장지잖아요. 쓰고 버리는 물건이요. 그런데 여기에 팔십억짜리 설비를 들이고, 6개월을 반복 실험하고, 전담 전문 인력을 투입하는 결정을 했다는 거잖아요. 그게 단순히 제품 하나 추가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화장지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 이게 사실 쉬운 질문이 아니에요. 소비자들이 일상 소모품에서 가격보다 질감을 먼저 고를 만큼 시장이 바뀌었는지가 관건이거든요. 모나리자 쪽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화장지를 다양한 용도로 쓰면서 부드러움, 흡수력, 두께 모두를 따지게 됐다고 보고 있어요. 그리고 B2B 쪽, 그러니까 호텔이나 리조트, 골프클럽부터 먼저 들어가면서 제품을 직접 경험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떤 제품에서 '좋다'고 느끼는 감각의 기준이 어디서 생기느냐의 문제이기도 해요. 호텔 욕실에서 처음 만지고 '이게 화장지였어?' 하는 순간, 기준이 바뀌잖아요. 그 전략이 맞아 들어갈 수도 있고, 가격 저항에 막힐 수도 있고요.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거예요. 모나리자가 파세오로 겨냥하는 건 더 좋은 화장지가 아니라, 화장지를 고르는 기준 자체를 바꾸는 것이에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