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9.18 09:20 · 팟캐스트

다이소가 물꼬 튼 초저가 K뷰티, 美·英으로도 확산세 [김연하의 킬링이슈]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9월 17일 이마트 제품 출시 발표를 기준으로 합니다. --- 편의점 화장품 코너 앞에 서본 적 있으세요. 집어 들었다가 가격표 보고 다시 내려놓는 그 순간 말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반대예요. 집어 들고 "이게 이 가격이라고?" 하고 한 번 더 보게 되는 거죠. --- 다이소에서 시작됐어요. 2022년에 네이처리퍼블릭이랑 손잡고 전용 브랜드를 냈고, 이듬해에 VT코스메틱의 '리들샷'을 내놨는데, 이게 계속 품절이 났거든요. 그러자 다이소가 입점 브랜드를 계속 늘렸고, 뷰티 매출은 한 해 만에 거의 두 배 반 가까이 뛰었어요. 2024년 한 해만 봐도 전년보다 144% 성장했으니까요. 그 기세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요. --- 그 흐름을 이마트가 잡으려 했던 거예요. 지난해 4월부터 오천 원 이하 뷰티 라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스물여덟 개 브랜드, 백이십여 개 상품을 운영하고 있어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스킨케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27% 늘었고요. 이번에 홀리카홀리카와 다시 협업한 것도 그 연장선이에요. 두 회사가 처음 손잡은 게 2014년이었는데, 딱 10년 만에 다시 만났어요. --- 여기서 한 가지 짚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이게 단순히 국내 유통 경쟁 얘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영국의 프라이마크라는 저가 패션 유통업체가 있어요. 거기서 한국 생산 모이스처라이저와 시트 마스크를 천사백 원에서 만 원 이하로 팔고 있어요. 이달 초에는 K뷰티 전문 유통사와 협업해서 국내 브랜드 제품만 모은 'K뷰티 미니 마트'를 매장 안에 따로 열었고요. 미국에서는 파이브 빌로우라는 저가 유통업체가 온라인몰 뷰티 카테고리 안에 K뷰티 전용 메뉴를 만들어서 여든 개 넘는 상품을 팔고 있어요. K뷰티를 화장품의 한 종류가 아니라 그 자체를 하나의 독립 카테고리로 내세운 거죠.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K뷰티가 고급 채널에서 시작해 내려온 게 아니라는 점이요. 처음부터 저가 유통망을 타고 해외로 번졌다는 게 전에 없던 경로예요. 보통 해외 진출이라고 하면 세포라, 백화점 같은 데 입점하는 걸 먼저 떠올리잖아요. 실제로 그런 루트도 있었고요. 그런데 지금 번지는 경로는 달라요. 다이소에서 팔리던 제품이, 영국의 균일가 패션숍과 미국의 저가 유통업체 선반으로 올라가고 있는 거거든요. 명품 채널이 아니라 일상 채널이에요. --- 그게 무엇을 의미하느냐 — 는 사실 아직 모르겠어요. 브랜드 이미지 관점에서는 두 가지 해석이 다 가능하니까요. 저가 채널에 깔리면 접근성은 높아지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는 우려도 있어요. 반대로, 저가 채널이 먼저 대중을 끌어들이고 나서 고가 라인으로 올라가는 경로가 생길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 맞을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어요. ---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드리면요. K뷰티의 해외 확산이 이번에는 '가격'을 무기로 움직이고 있다는 거예요. 좋은 제품을 비싸지 않게, 그 공식이 국경을 넘고 있어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