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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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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8 09:35 · 팟캐스트

"우리가 최고" 그리고 "LCD는 되풀이 못 한다"

“LCD 뼈아픈 경험 되풀이해선 안 돼” “힘 합치면 기울어진 운동장 극복 가능” 이기승 세경하이테크 대표 은탑산업훈장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6년 9월 17일, 어제 서울에서 열린 행사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 무대는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 연회장이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이 자리를 채웠고, 누군가는 훈장을 받으러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나온 말이 좀 달랐어요. 축하 행사치고는, 꽤 묵직한 경고가 섞여 있었거든요. ---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도 겸하고 있는 분이에요. 기자들 앞에서 폴더블 기술력을 두고 "우리가 최고"라고 했습니다. 자신감 있는 발언이었죠. 그런데 환영사로 가면 톤이 달라져요. "경영 환경이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는 말이 나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두 가지 말을 동시에 한 거예요. 자신감과 경계심이 같이 있다는 건, 그만큼 상황을 진지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이 사장이 꺼낸 단어 하나가 좀 걸렸어요. '칩플레이션'이라는 표현입니다.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그게 완제품 가격으로 번지고, 결국 소비자가 지갑을 닫게 된다는 흐름이에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불안,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쳐 있다고 했습니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혼자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거죠. 중국 업체들이 막대한 자본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단기간에 생산 능력을 키우는 동안, 바깥 환경까지 함께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 예상과 다른 대목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는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이었어요.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이 처음으로 백억 달러를 돌파한 걸 기념해 시작된 날입니다. 올해로 열일곱 번째를 맞았고요. 보통 이런 자리는 성과를 돌아보고 격려하는 자리잖아요. 그런데 이 사장은 여기서 LCD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과거에 우리가 주도하던 기술을 중국에 넘겨준 경험. "뼈아픈 경험을 다시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했어요. 축하 자리에서 실패 이야기를 꺼낸 겁니다. 저는 이 선택이 좀 인상적이었어요. 지금이 그만큼 위태롭다고 느끼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 그래서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이 사장은 산업계·정부·학계·연구기관이 원팀이 되어야 한다고 했어요. 기울어진 운동장을 되돌릴 수 있다고요. 맞는 말이에요. 근데 저는 궁금해집니다. LCD를 넘겨줄 때도 그 이야기는 있었을까요. 경고는 있었는데 다른 결과가 나온 건지, 아니면 경고 자체가 늦었던 건지.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는 건지. 정답은 지금 아무도 모르고, 결과는 몇 년 뒤에야 보이겠죠. --- 오늘 기억할 것 하나입니다. 자신감과 경계심은 반대말이 아니에요. 이 사장이 같은 자리에서 두 가지를 동시에 말할 수 있었던 건, 현재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가 최고"라는 말은, 아직은 그렇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