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9.18 16:54 · 팟캐스트

98세 참전용사 앞에서, 정재계 인사들이 K팝 응원봉을 흔들었습니다 🪄

한경협, 美 건국 250주년 만찬 개최 신동빈·조원태·구자은 등 180여명 참전용사에 감사 전하며 동맹 강조 한 총리 “규제 정비해 기업 투자 지원”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17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기사는 다음 날 나왔지만, 이 자리는 전날 저녁에 열렸거든요. 야광 응원봉을 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K팝 콘서트 현장이 아닙니다. 국무총리, 대기업 총수들, 그리고 미국 전직 국무장관. 이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같이 부릅니다. 흔드는 응원봉은 지구본 모양입니다. 미국 건국 이백오십 주년 기념 감사 만찬이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주최한 자리죠. 한미 양국 정재계 인사 백팔십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이 숫자 자체가 이 행사의 무게를 말해줍니다. 그런데 이 행사에서 가장 눈에 걸린 장면은 따로 있었어요. 무대 한편에 나이 든 분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여섯 명과 주한미군 베테랑 네 명, 그리고 그 가족들이었죠. 그중 최고령자는 아흔여덟 살의 도나토 어니스트 나이그로 씨였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칠십육 년 전, 미국의 젊은이 백칠십팔만 명이 멀고 낯선 이 땅으로 달려왔다고. 그 숫자를 들으면서 저는 잠깐 멈칫했습니다. 아흔여덟 살 노인이 그 젊은이 중 한 명이었던 거잖아요. 그 사람이 지금 서울의 빌딩 안에 앉아 야광 응원봉 불빛을 보고 있는 겁니다. 이 만찬의 공식 목적은 감사였지만, 동시에 선언이기도 했어요. 한 총리도, 한경협 류진 회장도,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도 같은 말을 했거든요. 한미동맹이 군사·안보에서 경제·기술 동맹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BTS 콘서트 표가 사흘 만에 매진됐다는 얘기를 꺼내면서, 이게 지금 한미 관계를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그 대목이 흥미롭더라고요. 안보에서 기술로, 기술에서 문화로. 동맹의 언어가 계속 바뀌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서도 무대 위에는 응원봉이 있고, 무대 앞에는 참전용사가 있습니다. 새로운 언어와 오래된 기억이 같은 방 안에 있는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감사는 과거를 향하고, 선언은 미래를 향합니다. 이 두 가지를 한 행사 안에 담으면, 어느 쪽이 더 진짜일까요. 참전용사에게 후원품을 전달하고, 기업인들은 투자 환경 정비를 약속했습니다. 감사의 자리인지, 협상의 자리인지, 아니면 그 둘이 원래 분리되지 않는 건지.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아흔여덟 살 노인이 있는 방에서, 사람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미래 동맹을 약속했습니다. 그 노인이 그 자리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아무도 전하지 않았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