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9 16:04 · 팟캐스트
수입이 더 쉬웠을 텐데, 모나리자는 국내에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
■양기문 생산본부장 인터뷰 글로벌 브랜드 ‘파세오’ 국내 생산 주도 펄프 배합 차별화·마이크로 엠보싱 적용 “2~3년 국내 안착 후 해외 진출도 검토”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지난 9월 10일 충남 논산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합니다. 화장지 이야기예요. 그냥 화장지가 아니라, 프리미엄 화장지. 처음 들으면 좀 낯설 수 있거든요. 근데 들어보시면 — 이게 꽤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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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공장 한쪽 라인에서, 기계가 돌아가고 있어요. 엠보싱 패턴이 찍히는 속도를 일부러 줄여가면서. 빠르게 뽑는 게 아니라, 장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조건을 붙들면서 돌린다고 합니다.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게, 생산 방식에서도 드러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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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내년이면 창립 오십 주년을 맞는 회사입니다. 국내 화장지 시장에서 꽤 오래된 이름이에요. 이 회사가 파세오라는 브랜드를 국내에 내놓았어요. 파세오는 원래 모나리자 모회사인 APP그룹이 뉴질랜드 등 해외에서 팔고 있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입니다. 근데 그냥 수입해서 팔면 됐을 텐데 — 모나리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원지부터 완제품까지, 논산공장에서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설비도 새로 들였어요. 약 팔십억 원을 투자해서요.
왜 굳이 직접 만들었냐고 하면, 양기문 생산본부장의 말이 힌트가 됩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화장지 품질에 대한 기대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요. 부드러운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두툼한 느낌, 흡수력, 이 기능적인 부분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거예요. 해외 제품을 그대로 들여오면 그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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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게 단지 모나리자 한 회사의 이야기만은 아니거든요. 국내 화장지 시장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화장지는 대용량으로 싸게 사는 생활용품이었잖아요. 근데 지금은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거예요. 매일 쓰는 물건일수록 좋은 걸 쓰고 싶다는 감각 — 식품이나 침구류에서 먼저 나타났던 변화가 화장지까지 온 거라고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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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개발 기간이 육 개월 이상이었다고 하거든요. 별도 태스크포스를 꾸려서 뉴질랜드 파세오 제품을 분석하고, 원지와 엠보싱 조합을 수차례 반복 테스트했는데 — 데이터상으로 좋은 원지와 좋은 엠보싱을 그냥 합친다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었다고 해요. 실제 완제품에서 부드러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조건을 다시 짜는 일이 반복됐다고 합니다.
화장지 한 장이 손에 닿는 그 느낌. 측정값으로는 우수한데, 실제로 만지면 달라요. 그 간극을 좁히는 작업이 육 개월 넘게 걸렸다는 거잖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라는 게 이런 거겠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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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에서 마음에 걸리는 건 따로 있어요. 지금 국내 시장 안착에 집중하고, 이 년에서 삼 년 뒤에 수출을 검토하겠다고 합니다. 그 시나리오가 맞으려면, 국내 소비자가 실제로 이 제품을 반복해서 사야 하거든요. 화장지는 한 번 체험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물건이에요. 처음에 괜찮다고 느껴도, 다음에도 굳이 비싼 걸 고를까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없습니다. 기사에도 없고,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프리미엄 화장지 시장이 진짜 크는 시장인지, 아니면 아직은 일부 소비자에 머무는 수요인지 — 이 판단이 모나리자가 팔십억을 어떻게 회수하느냐를 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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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파세오는 해외 제품을 수입한 게 아니라, 국내에서 새로 만든 물건이에요. 글로벌 브랜드 이름을 빌렸지만, 그 안에 들어간 기술과 공정은 모나리자가 논산에서 직접 쌓아올린 것입니다. 그 선택이 시장에서 통하는지 — 그걸 지켜볼 시간이 앞으로 이삼 년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