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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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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9 15:18 · 팟캐스트

LVMH 주가, 역대 최고가보다 반토막 났습니다 👜

LVMH, 2023년 최고점比 주가 54%↓ 유럽 기업 시가총액 ‘톱 10’ 밖으로 고가정책에 중산층 6000만 명 이탈 로레알에 佛 시총 1위 자리도 내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19일 기준으로 나온 소식입니다. 주가 데이터는 현지시간 17일 장 마감 기준이에요. --- 백화점 명품 매장 앞에 줄을 서본 적 있으신가요. 코로나가 끝난 직후, 그 줄이 유독 길었던 때가 있었죠. 3년 전이에요. 그때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LVMH는 유럽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오천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그 줄이 지금은 많이 짧아졌어요. --- 당시 LVMH가 선택한 전략은 꽤 단순했어요. 더 많이 팔기보다, 더 비싸게 파는 거였죠. 팬데믹이 끝나자마자 소비자들이 쏟아져 나왔고, 가격을 올려도 팔렸거든요.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그 시기 명품 산업 성장의 80% 이상이 가격 인상에서 나왔을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더 팔아서 번 게 아니라, 더 받아서 번 거예요. 그게 한동안은 통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후유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이게 LVMH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루이비통, 디올, 구찌, 발렌시아가 — 중국 내 25개 주요 명품 브랜드 매출이 올해 7월 한 달 만에 전년 같은 달보다 10% 이상 빠졌거든요. 블룸버그가 시장조사업체 세 곳 데이터를 합산한 수치입니다. 중국 상황이 복합적이에요. 부동산 시장이 꺼지면서 소비 여력이 줄었고, 거기에 궈차오 — 자국 브랜드 선호 흐름까지 겹쳤어요. 루이비통이 중국 로컬 차 브랜드를 상표권 침해로 소송해서 이겼는데, 오히려 중국 온라인에서 반발이 커진 일도 있었어요. 법은 이겼는데, 여론은 진 셈이죠. 중동 전쟁도 직접 영향을 미쳤어요. LVMH 스스로 올해 1분기 중동 사업이 전쟁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소비도 줄고, 관광 수요도 빠졌거든요.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가격 인상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건 부자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베인앤드컴퍼니는 최근 수년간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약 육천만 명의 중산층 고객이 이탈한 것으로 추산했어요. 이 사람들은 매 시즌 에르메스를 사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특별한 날에 가방 하나, 지갑 하나 사면서 명품 시장의 저변을 넓혀온 사람들이죠. 근데 가격 문턱이 너무 높아졌어요. 그러자 이들이 빠져나갔고, 시장은 흔들렸습니다. 반면 에르메스나 리치몬트처럼 처음부터 최상위 고객층 중심으로 운영했던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버티고 있어요. 경기가 나빠져도 그 층의 구매력은 크게 안 흔들리거든요. 명품 시장 안에서도 양극화가 생긴 거예요. --- 그리고 한 가지 반전이 있어요. LVMH가 프랑스 증시 시가총액 1위에서 밀려났는데, 그 자리를 가져간 게 로레알입니다. 화장품 회사예요. 올해 LVMH 주가가 35% 넘게 빠지는 동안 로레알은 약 5% 올랐어요. 이걸 시장에서는 '립스틱 효과'라고 읽더라고요. 경기가 나쁠수록 수백만 원짜리 핸드백 대신 수만 원짜리 립스틱을 산다는 거죠. 명품의 위축이 다른 소비의 부상을 만들어낸 셈이에요. --- 오늘 이 이야기에서 제가 오래 생각하게 된 건, 가격이라는 것의 양면이에요. 올릴 수 있을 때 올리는 건 합리적인 전략처럼 보여요. 그런데 그 전략이 시장의 저변을 받쳐온 사람들을 밀어낸다면, 그 선택이 단기적으로는 맞고 장기적으로는 틀린 것일 수도 있잖아요. LVMH가 무너지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다만 한때 유럽에서 가장 비쌌던 기업의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아래로 내려앉은 건 — 뭔가를 놓쳤다는 신호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 오늘 기억할 것 하나. 가격 인상으로 키운 성장은, 그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순간 가장 먼저 이탈하는 층을 만들어낸다는 것. 명품 이야기지만, 꼭 명품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수 있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