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9.21 23:49 · 팟캐스트

변동성 100%, 한국 증시가 금융위기국 네 곳 옆에 놓였다니요 🌡️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21일, 현지시간 기준으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실린 기고문 하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 해외 대형 펀드의 운용역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고 생각해봅시다. 삼성전자가 있고, SK하이닉스가 있고, 실적도 나쁘지 않아요. 그런데 포트폴리오 검토 회의에서 결론이 나옵니다. "너무 많이 흔들린다." --- 록펠러 인터내셔널 의장 루치르 샤르마가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문을 썼어요. 제목이 꽤 직접적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증시가 왜 국가적 부담이 됐나." 그가 지목한 문제는 수익률이 아니에요. 변동성입니다. 올해 한국 증시의 변동성은 60%를 웃돌았고, 여름에는 한때 100%에 가까이 갔어요. 관련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로 이보다 심했던 때가 단 네 번이었는데, 그게 나이지리아, 튀르키예, 브라질, 그리스였다고 합니다. 모두 금융위기를 겪은 나라들이에요. 샤르마 의장이 이 목록에 한국을 나란히 세운 건데, 읽다가 저는 잠깐 멈췄어요. --- 그는 한국 증시의 문제가 한국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고 봐요. 코스피 상장 기업 이익의 약 사분의 삼이 해외에서 나옵니다. 그러니까 한국 증시는 오랫동안 세계 강세장과 약세장의 조기 지표 역할을 해왔다는 거죠. 흔들림이 커지면, 그 파장이 국경 너머까지 간다는 얘기예요. 단기 투기 성향도 국내 주식에 그치지 않아요. 가상자산, 미국 주식,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까지. 샤르마 의장은 이걸 "대박을 좇는 거래 문화"라고 표현했어요. 그리고 이 문화가 탄탄한 기업들에서 자본을 빼앗는다고 주장했죠. --- 그런데 여기서 뒤집어보고 싶은 대목이 하나 있어요. 같은 기고문에서 샤르마 의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난해 초 상승장이 시작됐을 때와 비교하면 한국 증시는 지금도 약 세 배 높은 수준이라고요. 큰 조정도 있었지만, 수익 자체는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그럼 장기 투자자들이 정말 수익 때문에 떠나는 걸까요? 아니면 수익은 좋아도 이 시장이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이 안 된다는 게 진짜 이유일까요. 수익률 자체보다 불확실성이 더 큰 걸림돌이라는 얘기가 되는 거거든요. 이 차이가 꽤 중요한 것 같아요. --- 저는 이 기고문에서 마지막 문장이 가장 마음에 걸렸어요. 샤르마 의장은 이렇게 썼습니다. "한국 시장의 거동 때문에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손상되고 있다." 기업 브랜드가 아니라 국가 브랜드요. 삼성이나 하이닉스 얘기가 아니라 '한국'이라는 이름 자체가 흔들린다는 거잖아요. 기업 실적은 좋은데 시장이 그걸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면, 그 손해는 결국 어디로 가는 걸까요. 기업도, 투자자도, 나라도 이 구도에서 이기는 사람이 없어 보여요. --- 오늘 기억해가실 게 있다면 이거예요. 좋은 기업이 있다는 것과, 그 기업에 장기 자본이 모인다는 건 다른 이야기라는 겁니다. 시장이 너무 많이 흔들리면, 좋은 기업도 제값을 못 받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