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9.21 19:27 · 팟캐스트

밀가루 담합 과징금 6,710억, 법원이 줄줄이 멈춰 세우는 이유 ⏸️

삼양사·사조 집행정지 잇단 인용 전분당 업체도 법적 대응 나설 듯 “과징금 산정 매출 범위 본안 쟁점”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21일 기준으로 전해드리는 이야기입니다. 밀가루 한 포대. 마트 선반에 올라오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는 보통 생각하지 않죠. 2026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7개 제분사에 내린 과징금 총액은 육천칠백십억 원이었습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서로 짜고 결정했다는 이유였어요. 그런데 그 결정이 채 몇 달도 안 돼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달 열흘, 대한제분이 먼저 집행정지 결정을 받았어요. 그리고 일주일 뒤인 열이렛날, 사조동아원도 같은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법원이 내린 판단은 단순합니다. "지금 당장 이 돈을 내라고 하면, 나중에 이겨도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생긴다." 그게 집행정지예요. 최종 판결 전까지 일단 멈추는 겁니다. 설탕도 마찬가지였어요. 지난 6월에 이미 담합 제재를 받은 업체들이 집행정지를 신청해 인용을 받아냈거든요. 밀가루, 설탕, 그리고 전분당까지 — 식탁 위 원재료 세 가지가 모두 같은 흐름 위에 있습니다.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볼 게 있어요. 집행정지가 됐다는 건, 담합이 없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법원이 "너희가 잘못 없다"고 한 게 아니에요. 다만 "과징금을 얼마로 매겼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거죠. 실제로 본안 소송에서 업체들이 따질 핵심 쟁점은 이겁니다. 담합 기간에 이뤄진 거래라고 해도, 가격이 담합 이전에 이미 정해진 계약이었다면 그것도 과징금 산정에 포함할 수 있느냐. 또 식품용으로 팔린 밀가루와 제지 같은 산업용으로 팔린 밀가루는 가격 결정 방식 자체가 다른데, 그걸 같은 기준으로 묶는 게 맞느냐.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담합 자체의 유무보다, 과징금을 어떻게 계산했느냐를 두고 싸움이 길어지는 구조. 결국 소비자가 더 비싸게 사게 됐는지 아닌지는 뒤로 밀리고, 매출 범위를 어디까지 포함하느냐는 기술적인 공방이 몇 년을 끌 수 있거든요.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요. 집행정지는 무죄가 아닙니다. 지금 멈춘 건 돈을 내는 시점이지, 담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에요. 본안 소송은 이제 시작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