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1 09:47 · 팟캐스트
복제약 값 내리는데, 연구비를 36.6% 늘린 제약사가 있습니다 🔬
■상장 제약사 30곳 반기보고서 분석 연구개발비 1년새 971억 원 확대 유형자산 취득, 인력도 소폭 증가 ‘혁신형 기업’ 약가 우대 대응 분석 중소업체, 수익성 악화 우려에 개발 축소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이천이십육년 구월 이십일 기준, 서울경제신문이 상장 제약사 삼십 곳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해 내놓은 이야기를 다뤄볼게요.
약값이 내려간다는 소식이 났을 때, 약을 만드는 회사들은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요.
허리띠를 졸라맬 준비를 했을까요. 아니면 반대로 지갑을 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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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풀리고 나서, 같은 성분으로 만든 복제 의약품이에요.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이 제네릭으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버텨왔거든요. 그런데 내년부터 정부가 이 약들의 보험 적용 최고가를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했어요.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라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까지 건강보험으로 쳐주던 약값의 상한선을 내리겠다는 거예요.
수익이 줄어드는 게 예고된 상황. 그럼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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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신문이 이번에 분석한 삼십 개 상장 제약사의 숫자가 좀 흥미롭거든요. 이 회사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를 작년 같은 기간보다 이십 퍼센트 넘게 늘렸어요. 금액으로는 오천육백억 원 수준이에요. 약값 내려가는데, 연구개발에 오히려 돈을 더 쓴 거죠.
왜일까요.
이유가 두 가지예요. 하나는 생존이고, 하나는 정책이에요.
생존 쪽부터 보면 — 제네릭으로 버는 돈이 줄어들수록, 그것만으론 안 된다는 게 자명해지는 거거든요. 신약이든, 고부가가치 제품이든, 뭔가 다른 걸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에요. 그게 없으면 약가 인하가 그대로 회사 위기로 연결되니까요.
정책 쪽은 더 직접적이에요. 정부가 올해 삼월에 약가제도를 손봤는데, 연구개발에 일정 수준 이상 투자하는 제약사한테는 약가를 우대해 주기로 했어요. 혁신형 기업 인증을 받으면 보험 약가가 깎이는 폭이 달라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R&D 투자는 단순히 미래를 위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약가를 방어하는 수단이 되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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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예상과 다른 지점이 있어요.
약가 인하 소식이 나오면 보통 이런 그림을 떠올리잖아요 — 회사들이 긴축하고, 인력을 줄이고, 투자를 미루는 그림. 그런데 실제로는 반대로 움직이는 회사들이 있다는 거예요. 종근당은 작년 상반기보다 연구개발비를 삼십육 퍼센트 넘게 키웠고, 한미약품도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에 집중 투자하면서 연구개발비를 더 늘렸어요. 동국제약은 연구개발, 시설 투자, 고용을 세 개 다 동시에 늘렸고요.
약가 인하가 투자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오히려 투자를 서두르게 만드는 압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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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모든 회사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같은 기사 안에 중소·중견사 이야기가 나와요. 연구개발비를 삼십 퍼센트 가까이 줄인 곳도 있고, 이십 퍼센트 넘게 줄인 곳도 있어요. 이 회사들한테는 지금 이 시기가 전혀 다른 의미예요.
투자를 늘릴 여력이 있는 곳은 정책 혜택도 받고 신약 파이프라인도 쌓아가는 반면, 자금이 부족한 곳은 개발을 포기하고 버티는 쪽을 택하는 거잖아요. 약가 인하가 업계 안에서의 격차를 빠르게 벌리는 계기가 되고 있는 거죠.
이 격차가 결국 어디로 향할지 — 지금 시점에선 정답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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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나만 남긴다면 이거예요.
위기가 왔을 때, 그 위기가 모두에게 같은 방향의 압력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여력이 있는 쪽은 위기를 도약의 이유로 쓰고, 여력이 없는 쪽은 버티는 데 쓰거든요. 제약업계 이야기지만, 이 구조는 다른 데서도 꽤 자주 보이는 모습이에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