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1 16:19 · 팟캐스트
신입은 뽑으면서 20년 근속자엔 나가라고? 롯데백화점 얘기 🧳
호실적 속 인력구조 개선 “중장기 성장기반 구축”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21일 기준으로 발표된 소식을 가져왔어요. 롯데백화점이 이날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사내 공지를 열었을 거예요. 화면에는 '희망퇴직 시행 계획'이라는 제목이 떠 있고, 신청 기간은 오늘부터 10월 5일까지.
그 사람이 어떤 표정이었을지는 모르겠어요. 20년 넘게 같은 회사를 다녔다면 — 그 공지 하나가 가볍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20년 이상인 직원들이에요. 내부 직급으로 지엘투(GL2) 이하는 15년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고요. 회사가 내민 조건을 들여다보면 기준임금 마흔 달치를 지급합니다. 거기에 재취업 지원금도 별도로 얹어주고, 유급 휴가 석 달과 재취업 교육도 제공한다고 해요.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은 조건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 대목에서 한 발짝 물러서게 돼요.
롯데백화점이 올해 신규 채용을 멈춘 게 아니거든요. 상반기에 신입을 뽑았고, 하반기에도 영업 직무 신입 채용이 예정돼 있어요. 나가는 문과 들어오는 문이 동시에 열려 있는 셈이죠.
회사 입장에서는 '인력 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해요. 오래된 인력과 새로운 인력을 교체하면서 조직을 바꾸겠다는 거잖아요. 백화점업계 전체가 좋은 실적을 내는 시점에 이 결정을 내린 것도 눈에 걸립니다. 어렵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잘 될 때 하는 구조 조정이라는 점에서요.
저는 이 대목이 좀 마음에 걸렸어요.
희망퇴직이라는 말 안에는 '본인이 원한다'는 뉘앙스가 있죠.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 경계가 흐릿한 경우도 있거든요. 특히 근속 이십 년 안팎이면 나이도, 이후 커리어도 쉽지 않은 시점이에요. 조건이 좋으면 좋을수록 결정이 더 어려워지는 아이러니도 있고요.
이번 희망퇴직은 롯데백화점이 2021년 창사 후 처음 했던 것에 이어 두 번째예요. 5년 만이죠. 앞으로 이런 주기가 더 짧아질지, 아니면 여기서 한 번으로 끝날지 — 그건 아직 알 수 없어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기자면 이거예요.
'희망'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어도, 그 선택이 얼마나 자유로운지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 같은 공지를 보고 어떤 사람은 기회로 읽고, 어떤 사람은 압박으로 읽을 수 있어요.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소식이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