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9.21 22:15 · 팟캐스트

“용인 팹 가동 코앞인데 도로·용수 미비”

한경협, 정책과제 41건 건의 용인팹 도로 적기에 늘리고 용수도 계획 18개월내 착공 로봇용 데이터 활용도 요청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21일 기준으로 나온 소식을 다룹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이날 정부와 국회에 정책 건의서를 제출했는데요, 숫자만 보면 꽤 묵직한 이야기입니다. --- 내년 2월, 용인 어딘가에서 반도체 공장 하나가 처음으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SK하이닉스의 용인 1기 팹이거든요. 그런데 공장 문을 여는 날 아침, 바깥 도로는 아직 공사 중일 수 있습니다. --- 이게 단순한 공사 일정 문제가 아니에요. 용인에 들어오는 투자 규모가 천조 원을 넘습니다. 전남·광주까지 합치면 거의 이천조 원 가까운 돈이 이 땅에 묻힐 예정인 거죠. 그 규모의 공장이 돌아가려면 도로만 있어서는 안 되고, 물도 있어야 하고, 전기도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 세 가지가 전부 제때 준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예요.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자재를 나르는 차량이 들어오고, 바로 옆에서는 2기 팹 공사 차량도 동시에 움직입니다. 주진입도로는 1기 팹 가동 전까지 완공이 어렵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에요. 교통이 막히면 납기가 밀리고, 납기가 밀리면 계약이 흔들립니다. --- 물 이야기가 저는 좀 더 와닿았어요. 청주에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는 시설이 하나 있는데요, 하루 삼만오천 톤 규모입니다. 이걸 짓는 데 착수부터 착공까지 마흔두 달이 걸렸어요. 삼 년 반이에요. 타당성 조사만 열다섯 달이고요. 한경협이 요청한 건 이 기간을 열여덟 달 이내로 줄여달라는 겁니다. 지금의 절반도 안 되는 시간으로요. 공장은 내년에 돌아가는데, 물을 대는 시설을 새로 짓기 시작하면 다 지을 때쯤엔 그 공장이 한참 가동 중이거나 아니면 이미 문제가 생긴 뒤일 수 있는 거죠. ---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게 용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요. 한경협이 이번에 제출한 건의 과제가 마흔한 건인데요, 반도체뿐 아니라 로봇, 디스플레이, 배터리까지 포함돼 있어요. 그중 스물 건은 법을 바꾸지 않아도 정부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로봇 분야에서는 휴머노이드가 학습하는 데 필요한 영상·음성 데이터를 실증 구역 안에서 쓸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이 있고요. 디스플레이나 배터리 기업은 초기 투자 때 적자가 나면 세액공제를 그 자리에서 쓸 수가 없어요. 혜택이 있어도 손에 쥘 수가 없는 구조인 거죠. --- 왜 이게 지금 나왔을까, 생각해봤는데요. 공장이 지어지는 속도와 제도가 바뀌는 속도가 다르다는 거잖아요. 기업은 수년 전에 투자 결정을 하고, 땅을 고르고, 착공을 하는데요. 도로나 물이나 전기 같은 건 정책과 예산과 절차가 맞물려야 움직이거든요. 그 간격이 벌어지면 공장은 완성됐는데 아무것도 연결이 안 된 섬처럼 되는 거예요. 그게 지금 실제로 일어나려는 상황인 건지, 아니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막으려는 경고인 건지는, 솔직히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 오늘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투자 결정과 인프라 준비는 시작점이 다르다는 것. 공장 문 여는 날까지 도로가 없으면, 그 공장은 결국 스스로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게 됩니다.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