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1 13:12 · 팟캐스트
5개월 뒤 용인 반도체 팹이 도는데, 진입도로 공사는 안 끝났거든요 🚚
첨단전략산업 정책과제 41건 건의 용수시설 계획 18개월 내 착공해야 디스플레이 투자 세액공제 늘리고 로봇 학습용 데이터 규제 완화 시급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21일 기준으로 나온 소식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이날 정부와 국회에 정식으로 건의서를 제출했거든요. 반도체·바이오·배터리·로봇, 국가첨단전략산업 전반에 걸쳐 41건이나 됩니다.
내년 2월입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이 처음으로 돌아가는 날이죠. 공장은 완성되어 갑니다. 그런데 공장 앞 도로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생산 자재를 실은 차량, 2기 팹을 짓는 공사 차량, 이게 한꺼번에 몰려드는 상황이 예상되는데 주진입도로가 그때까지 개통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지난달에서야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쳤거든요. 공장은 다 됐는데 길이 없는 셈이에요.
물도 마찬가지예요. 청주에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지은 적이 있는데, 타당성 조사만 열다섯 달이 걸렸고 착공까지는 총 마흔두 달이 걸렸다고 해요. 삼 년 반이죠. 지금 수백조 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가 호남과 용인에서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데, 물 공급 인프라를 그 속도로 짓다가는 공장이 돌아도 물이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거예요.
이게 한 공장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이번 건의의 핵심입니다. 한경협이 건의한 마흔한 건 중에서 반도체가 스물한 건이고, 나머지는 바이오, 배터리, 로봇, 디스플레이 전반에 걸쳐 있어요. 투자는 이미 결정됐고, 공사도 시작됐는데, 그 투자를 뒷받침할 제도와 인프라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공통적으로 깔려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 좀 뜻밖인 부분이 있어요. 전력 이야기예요. 반도체 클러스터니까 당연히 전력 수급 이야기겠지, 싶었는데 초점이 달랐어요. 핵심은 '무탄소전력 인증체계'였거든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기 공급망 파트너사에게 "탄소 안 나오는 전기 쓰고 있다는 증빙을 내라"고 요구하는데, 국내 기업들이 이걸 공식적으로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거예요. 재생에너지든 원자력이든 탄소 안 내는 전기를 쓰고 있어도, 이를 공통 인증체계 없이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전기가 부족한 게 아니라, 쓴 전기를 인정받는 방법이 없는 상황인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인프라를 짓는 문제인 줄 알았는데, 이미 있는 걸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는 거잖아요.
마흔한 건 중에서 절반인 스무 건은 법을 고치지 않아도 된다고 한경협은 밝혔어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움직일 수 있는 것들이 그만큼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반대로 말하면 그게 지금까지 안 됐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왜 그랬는지는 이 건의서가 답을 주지는 않아요. 그냥 "빨리 해달라"는 목소리가 담겨 있을 뿐이고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르면, 공장은 지을 수 있어도 공장을 돌리는 건 다른 문제라는 거예요. 길, 물, 전력, 인증. 공장 밖의 조건들이 공장 안의 투자를 결정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