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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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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1 13:26 · 팟캐스트

백화점서 한우 대신 돈육이 50% 더 팔린 이유 🧺

■실속형 세트 선호 뚜렷 할인 혜택에 구매시기도 앞당겨져 백화점 3사, 사전예약 매출 55%↑ 한우 대신 돈육세트 젊은층서 호응 수산물도 용량 줄인 소포장이 대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1일 기준으로 나온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추석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 유통업계 전체에서 공통적으로 포착된 흐름 하나입니다. --- 백화점 식품관 앞에 서 있다고 상상해 보시겠어요. 한쪽엔 35만 원짜리 영광 굴비세트, 다른 한쪽엔 20만 원대 은갈치. 손이 어디로 가는지 — 올해는 그 방향이 꽤 달라졌거든요. --- 선물을 고르는 사람 입장을 한번 놓아볼게요. 추석 시즌엔 선물값만 나가는 게 아니잖아요. 교통비, 용돈, 차례상 비용까지 한꺼번에 나가는 시기거든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올해 6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을 조사했더니, 지난해보다 다섯 퍼센트 넘게 올라 있었어요. 채소류는 지난해보다 거의 열다섯 퍼센트 가까이 뛰었고요. 선물을 고르기 전에 이미 지갑이 열려 있는 상태인 거죠. 그러니까 30만 원대 한우를 들고 싶어도, 10만 원대 돼지고기로 손이 가는 건 — 인색한 게 아니라 그냥 계산이 맞지 않는 거예요. 판단이 아니라 산수의 문제인 셈이죠. --- 그런데 이게 한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롯데백화점에서 10만 원대 돈육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넘게 늘었어요. 절반이 늘었다는 건, 고르는 사람 수가 그만큼 바뀌었다는 거잖아요. 롯데마트에선 더 극단적이에요. 한우 매출은 소폭 늘었는데, 돼지고기 선물세트는 다섯 배로 뛰었거든요. 백화점만이 아니에요. 대형마트, 쿠팡, SSG닷컴 — 채널을 가리지 않고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요. 한 유통채널의 특이현상이 아니라, 소비자 전체가 비슷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신호죠. --- 여기서 저는 한 가지 지점에서 좀 멈췄어요. 백화점 3사의 사전예약 매출이 일제히 전년 대비 55% 늘었다는 부분이에요. 얼핏 보면 '소비가 살아났네' 싶을 수 있거든요. 근데 내용을 보면, 사람들이 돈을 더 쓴 게 아니라 더 싸게 사려고 더 일찍 움직인 거예요. 사전예약 기간에 카드 할인, 상품권 증정이 집중되니까 — 같은 걸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먼저 움직인 거죠. 매출이 늘었다는 숫자 뒤에, 절약하려는 마음이 같이 들어 있는 거예요. 이걸 '소비 회복'으로 읽을지, '절약의 가속화'로 읽을지 — 숫자 하나가 두 가지 해석을 동시에 담고 있거든요. --- 그래서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소포장 상품이 잘 팔린 이유를 유통업계는 1·2인 가구 증가로 설명하는데, 그게 전부일까 싶어서요. 500그램짜리를 200그램으로 쪼개서 파는 건 — 선물의 크기를 줄이겠다는 결정이기도 하잖아요. 받는 사람을 덜 챙기는 게 아니라, 챙기는 방식을 바꾸는 거라고도 볼 수 있겠죠. 그게 '실속'인지 '위축'인지, 그 경계가 어디쯤인지 — 쉽게 답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 오늘 하나만 가져가자면 이거예요. 같은 숫자라도 어떤 맥락으로 읽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매출이 늘었다는 사실은 맞아요. 근데 그 안에 어떤 마음이 담겼는지 — 그걸 같이 읽어야 이 흐름이 제대로 보이거든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