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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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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2 13:45 · 팟캐스트

설탕·밀가루 과징금, 법원이 다섯 번 연속 집행을 멈췄습니다 🧾

삼양사·사조·대한제분 과징금 제재 집행정지 설탕·밀가루 이어 “전분당도 소송 나설 듯” 과징금 산정 매출범위 향후 본안 소송 쟁점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22일 기준, 이달 들어 법원에서 잇따라 나온 결정들을 따라가 볼게요. 밀가루 한 포대. 마트 진열대에서 고르는 물건이잖아요. 그런데 그 가격이 수년에 걸쳐 여러 회사가 함께 조율한 결과였다면 —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5월, 삼양사·사조동아원·대한제분·씨제이제일제당 등 밀가루 업체 일곱 곳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판매 가격과 물량을 담합했다고 판단했어요. 그러면서 총 육천칠백십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숫자가 크면 실감이 잘 안 오는데 — 대형 식품 공장 하나를 짓고도 남는 금액이에요. 업체들 입장에선 한 번에 이 돈이 빠져나가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봤겠죠. 그래서 이들은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어요. 처분이 적법한지 본안 소송으로 가리는 동안만이라도 돈을 내지 않게 해달라는 거였죠. 법원은 받아들였습니다. 이달 17일 삼양사와 사조동아원, 앞서 10일엔 대한제분 — 차례로 집행이 멈췄어요. 설탕 쪽도 마찬가지예요. 삼양사와 대한제당이 지난 6월과 최근 각각 집행정지 결정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어요. 집행정지는 "처분이 잘못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판결 나올 때까지 일단 멈춰라"는 거예요. 재판부가 본 건 두 가지였어요. 지금 당장 돈을 내야 하면 회사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기는가. 반대로 집행을 멈추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이 생기는가. 법원은 전자는 인정하고, 후자는 공정위가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고 봤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담합이 사실이라면 — 그리고 실제로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줬다면 — 그 피해는 이미 발생한 거잖아요. 집행정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돈은 그만큼 늦게 회수됩니다. 그러면 본안 소송에서는 뭐가 문제가 될까요. 크게 두 갈래예요. 하나는 기간 — 담합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가격이 결정된 거래까지 과징금 대상에 넣는 게 맞느냐는 거예요. 또 하나는 대상 — 업계에선 식품용과 산업용 제품은 거래 구조 자체가 다른데, 산업용 매출까지 같은 방식으로 산정하는 게 적정하냐고 문제 삼을 거라고 해요. 이게 한 업체, 한 업종의 이야기가 아닌 이유가 있어요. 전분당 담합으로 제재받은 업체들도 지금 이 흐름을 주시하고 있거든요. 집행정지가 잇따라 인용되면서 "우리도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퍼질 수 있습니다. 남는 질문은 이거예요. 과징금이라는 수단이 담합 억제에 실제로 작동하려면, 그 집행이 속도와 확실성을 가져야 하는데 — 본안 소송이 수년 걸리는 구조에서, 그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담합의 피해를 누가 어떻게 회복하는가. 정답은 대본에 없어요. 그냥 같이 들고 가야 할 질문인 것 같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집행정지는 무죄가 아닙니다. 시간을 번 것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