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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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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2 22:53 · 팟캐스트

안전펜스도 없는데, 215kg 로봇팔이 손 닿으면 멈춰 서다니요 🤚

■HD현대 로봇 신뢰성센터 가보니 ‘세이프스페이스 2.0’ 시스템 적용 펜스無, 사람접근 맞춰 3단계 감속 6년전 실패 딛고 재도전·테스트중 잠재고객사 30여곳 공급협의 진행 로봇·AI 연계한 로봇정의공장 지향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22일 기준으로 나온 소식입니다. 국내 로봇 제조사가 꽤 오랫동안 준비해온 것들을 한꺼번에 꺼내놨거든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 경기 용인의 한 공장 안. 로봇팔이 허공을 맹렬히 가르고 있어요. 그런데 사람이 가까이 다가서자 속도가 줄어듭니다. 더 가까이 가면 또 줄고.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선 그냥 멈춰버려요. 그리고 사람이 물러서면 기다렸다는 듯 다시 제 속도로 돌아갑니다. --- 산업용 로봇은 원래 사람이랑 같은 공간에 있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안전펜스가 있는 거거든요. 로봇이 돌아가는 동안엔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되고, 사람이 들어가려면 로봇을 멈춰야 해요. 멈추는 순간 생산도 멈추는 거죠. 이걸 뒤집으려는 게 협동로봇이에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도록 설계된 로봇이죠.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요. 협동로봇은 안전을 위해 천천히, 가벼운 것만 다루는 게 일반적이었거든요. 무거운 걸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현장엔 맞지 않았어요. HD현대로보틱스가 이번에 내놓은 HDC 시리즈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최대 오십 킬로그램짜리 물건을 산업용 로봇에 가까운 속도로 다루면서도, 사람이 옆에 있으면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멈추는 거예요. 회사는 이걸 '하이브리드 협동로봇'이라고 부릅니다. --- 그런데 이 회사가 협동로봇을 처음 만드는 게 아니에요. 2020년에도 도전했었거든요. 그때는 실패했어요. 기업들이 뭘 원하는지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고요. 납품한 제품을 다시 회수하는 상황까지 갔다고 해요. 꽤 드문 일이죠. 그 실패 이후로 연구개발만 해온 기간이 거의 육 년입니다. 그 결과가 이번 HDC 시리즈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실패 이후에 바로 방향을 바꾸거나 사업을 접는 대신, 같은 분야에서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는 거잖아요. 그 판단이 맞았는지는 지금부터가 증명하는 시간이겠죠. --- 이번 발표에서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게 있어요.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인 초대형 산업용 로봇팔 HDT 시리즈예요. 그 중 가반하중 최대 일 톤짜리 모델이 포함돼 있어요. 일 톤이면, 자동차 차체도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입니다. 이 시장엔 독일 쿠카, 일본 화낙, 중국 에스툰이 이미 자리 잡고 있어요. 국내 기업이 이 급으로 뛰어드는 건 처음이에요. 협동로봇은 사람 곁에서 일하는 로봇이고, 일 톤급 로봇은 사람 대신 대형 설비를 움직이는 로봇이에요. 두 방향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셈인데, 이게 따로 노는 전략이 아니에요. 회사가 궁극적으로 그리는 그림이 있거든요. 로봇과 AI가 공장 전체를 연결해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공장. 회사는 이걸 '알디에프(RDF)'라고 부릅니다. 여러 종류의 로봇이 한 공간에서 서로 연결돼 작동하는 공장이에요. 협동로봇이든 초대형 로봇이든 다 그 그림의 일부인 거죠. ---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기술이 되느냐, 시장이 받아주느냐는 다른 문제거든요. 2020년에도 기술이 없어서 실패한 게 아니었잖아요. 시장이 원하는 걸 몰랐던 거였죠. 이번엔 현장 검증도 거치고 잠재 고객사와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실제 양산과 납품은 아직 앞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에이딘로보틱스에 백삼십억 원을 투자해서 다섯 손가락 구조의 로봇손을 공동 개발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휴머노이드로 가는 길목에 필요한 기술이라는 거고요. 이것도 지금은 프로토타입 단계예요. 설계도는 꽤 정교해요. 그 설계대로 지어지는지를 앞으로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죠.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른다면 이겁니다. 육 년 전 실패했던 협동로봇에 다시 도전하는 회사가, 이번엔 일 톤짜리 로봇팔과 로봇손 기술까지 한 그림 안에 넣었다는 거예요. 그 그림이 완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관건입니다.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