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2 21:02 · 팟캐스트
금거북이는 유죄, 세한도는 무죄 — 2년이 깎인 이유 🐢
1심 징역 7년→2심 징역 5년 감형 이봉관 목걸이·이배용 금거북이 등 유죄 法 “대통령 배우자 영향력 사적 거래로 전락”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22일, 오늘 서울고법에서 선고가 있었습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항소심 결과입니다.
법정 안을 한번 그려봅니다. 재판장이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재판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민이 느낀 실망감과 자괴감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치유될 수 없게 됐다."
그 말을 하면서 선고한 형량은 징역 5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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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사건이 여기까지 왔는지부터 짚어볼게요.
2022년 봄부터 여름 사이, 대통령 임기가 막 시작되던 시기입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사위의 공직 인사를 부탁하는 자리에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귀걸이를 건넸습니다. 총 1억 원이 넘는 금품이었죠.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은 금거북이를 가져왔고요.
재판부가 주목한 건 "막연한 기대감"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공여자가 단순한 호의로 고가의 물건을 전달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기대하는 게 있었기 때문에 줬다, 그리고 그걸 받은 사람은 그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 재판부의 판단이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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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한 사람의 도덕적 판단 문제로만 보면 좀 좁아집니다.
알선수재라는 죄목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오래된 문제인지 생각해보면요. 법이 이걸 "특정범죄 가중처벌" 대상으로 묶어둔 이유가 있습니다. 공직 인사와 정책 결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끼어들 때, 그 피해는 결국 아무 청탁도 하지 않은 사람들한테 돌아오거든요. 줄이 없는 사람들한테요.
재판부가 "국정 전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언급한 게 그냥 수사적 표현이 아닌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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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감형의 근거 중 하나가 "금품을 먼저 요구하거나 알선에 적극 나서지 않은 점"이었습니다. 받기만 했다는 거죠. 능동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으니 조금은 덜 나쁘다는 논리인데 — 이게 우리가 공직자 주변 인물에게 기대하는 기준선이 어디쯤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더라고요.
요구하지 않으면 괜찮은 건지. 받으면서도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몰랐다고 할 수 있는 건지.
무죄가 나온 혐의도 있었습니다.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는 직무 알선 명목과의 연결고리를 특검이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봤고요. 세한도는 전통 한지 홍보라는 별도 목적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같은 사람에게서 받은 물건인데, 금거북이는 유죄고 세한도는 무죄인 겁니다. 법이 증명 가능한 것과 증명 불가능한 것을 구분하는 방식이기도 하고 — 그게 때로는 석연치 않게 느껴지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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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에서 마음에 남는 게 있습니다.
변호인단은 선고 직후 상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법원까지 갈 거라는 거예요. 1심 징역 7년, 항소심 징역 5년 — 숫자는 줄었지만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 재판부가 말한 "치유될 수 없는 실망감"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판결이 나온다고 해서 그게 회복되는 건 아닐 텐데요.
법은 증명된 것만 다룹니다. 그 바깥에 있는 것들 — 믿음, 기대, 신뢰 — 은 누가 어떻게 다뤄야 하는 건지. 그게 오늘 이 선고가 남긴 질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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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억할 것 하나입니다.
재판부는 형량을 줄이면서도, 표현은 줄이지 않았습니다. "꺼리낌 없이 반복 수수했다"고 했고, "지위를 망각했다"고 했습니다. 감형과 질타가 같은 판결문 안에 있었습니다. 그 두 가지가 함께 있다는 게 — 이 사건을 단순히 결과만으로 읽으면 안 된다는 신호 같기도 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