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3 00:21 · 팟캐스트
대법관 자리 200일째 비었는데, 재제청 요청은 25일 만에 거부되다 🪑
대법원 헌법 해석 근거 공세에 靑 “사실관계 왜곡된 입장 발표” 초유의 사태 법학자 해석도 갈려 與 “사법농단 정치 행위” 맹공 野 “헌법에 따른 당연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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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22일, 오늘 기준 이야기입니다.
대법원장실에 한 통의 입장문이 나왔습니다. "헌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청와대가 요청한 재제청을 거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순방으로 출국한 직후였습니다.
청와대는 같은 날 두 차례 입장 자료를 냈습니다.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발표"라는 표현이 담겼습니다. 행정부와 사법부가 정면으로 맞붙은 겁니다.
이 갈등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짚어볼게요.
지난달 28일, 청와대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를 사실상 돌려보냈습니다.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25일 동안 답하지 않다가 오늘 거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헌법에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이렇게 돼 있거든요.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여기서 문제는,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를 돌려보낼 수 있는지에 대해 헌법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는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법학자들의 해석은 갈립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헌법에 규정되지 않은 반려권이나 재제청 요구권이 임명권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반면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임명권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이고,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같은 조문을 두고, 전문가들이 정반대 결론에 닿는 겁니다.
여기서 좀 뒤집어봐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대법원장·대법관 임명 시 국무총리 부서만으로 임명이 이뤄졌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 대법원장이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고 했습니다. "국민들이 다 아는 반려 사유를 유독 대법원장만 모르겠다고 하는 것인지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표현도 나왔습니다. 헌법 해석 다툼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두 기관이 헌법 조문을 각자 방어막으로 쓰고 있는데, 정작 그 사이에서 쌓여가는 게 있습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이후 후임 자리가 비어 있는 기간, 오늘 기준으로 이백 일을 넘어섰습니다. 대법관 자리 하나가 반년 넘게 공석입니다. 나머지 대법관들이 그 사건까지 나눠 맡고 있습니다. 상고심이 늦어지면 그 끝에 서 있는 건 소송 당사자들이거든요. 헌법 해석 다툼 밑에, 조용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청와대가 손 후보자 제청을 받아들이거나, 조 대법원장이 다른 후보자를 제청하거나 —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치적 구도에서 둘 다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갈등이 어디서 끝날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기억할 건 하나입니다. 헌법에 규정이 없는 자리를 두고 두 권력이 싸울 때, 그 빈자리에서 기다리는 건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