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2 15:35 · 팟캐스트
시진핑이 워싱턴 가기 이틀 전, 한미일은 뉴욕에서 대만을 말했습니다 🚢
UN총회 계기 뉴욕서 공동성명 “北에 대화 열려 있음도 확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6년 9월 21일, 뉴욕 현지 시간 기준입니다. 유엔 총회가 열리는 주간이었고, 그날 저녁 한 호텔 회의실에서 세 나라 외교 수장이 마주 앉았습니다.
뉴욕 맨해튼,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조현 외교부 장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세 사람이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창밖으로 뉴욕의 야경이 펼쳐지는 그 자리에서, 꽤 긴 공동성명이 나왔습니다.
성명에는 북한 비핵화, 대만해협, 공급망, 에너지 안보, 인공지능과 양자 기술까지 담겼습니다. 읽다 보면 '이게 외교장관 회의 성명인가, 아니면 국제 의제 전체를 훑은 건가' 싶을 정도거든요. 근데 이 폭이 오히려 이 회의의 맥락을 말해줍니다.
석 달 사이에 세 번째입니다. 7월 초 나토 정상회의 계기, 7월 말 필리핀 아세안지역안보포럼 계기, 그리고 이번 뉴욕. 석 달에 세 번이면 한 달에 한 번 꼴이에요. 정상회담도 아닌 외교장관 회의가 이 속도로 돌아가고 있다는 건, 세 나라가 지금 이 만남 자체를 유지하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회의가 열린 날이 9월 21일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땅을 밟기로 예정된 날은 9월 23일이에요. 딱 이틀 전입니다. 세 나라는 그 타이밍에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성명에 넣었습니다.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외교 문서에서 타이밍은 내용만큼 말을 합니다.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 회의에서 나온 소형모듈원자로, 줄여서 에스엠알 협력입니다. 7월에 세 나라가 채택한 협력각서 이행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는데, 대상이 '제3국 배치'거든요. 세 나라 어딘가에 짓겠다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내보내겠다는 얘기예요. 안보 공조 회의에서 원전 수출 협력이 나왔다는 건, 이 한미일 틀이 단순한 군사·외교 연대를 넘어 경제와 에너지 시장까지 같이 움직이려 한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성명의 분량 중 꽤 많은 부분이 공급망과 에너지, 기술 쪽이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겁니다. 석 달에 세 번 만나고, 매번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에는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말합니다. 근데 그 문이 실제로 열린 적이 있는지, 있었다면 누가 먼저 두드렸는지는 이 성명에 없어요. 반복되는 문구가 실제 대화로 이어지는 조건이 뭔지, 그 부분은 공동성명 어디에도 구체적으로 쓰여 있지 않습니다. 그게 외교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계속 남는 질문이기도 하죠.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꼽는다면 이겁니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이제 분기마다 열리는 정례 리듬을 갖추고 있다는 것. 이 속도와 빈도 자체가, 세 나라가 이 틀을 유지하는 데 정치적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