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3 01:12 · 팟캐스트
한재석 소령이 서명하자, 25년 6개월이 끝났습니다 ✍️
개발 계획 천명한 지 25년 6개월만에 2030년대 초반까지 100대 이상 도입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22일 기준으로 전해드립니다. 바로 오늘, 경남 사천 하늘에서 꽤 오래 기다려온 장면 하나가 펼쳐졌거든요.
사천 상공. 전투기 한 대가 낮게 선회합니다. 아래에는 이 비행기를 만들어온 사람들이 서 있고요. 기체에는 숫자 하나가 찍혀 있습니다. KF-21, 양산 1호기.
한재석 소령이 인수·인도서에 서명을 했어요. 그게 끝이었습니다. 종이 한 장에 사인 하나. 그걸로 대한민국 공군은 처음으로 국산 전투기를 손에 쥐었죠.
1호기는 선회 비행으로 지상의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건넸어요. 그리고 최초 운용기지인 예천으로 향했습니다. 배웅에는 FA-50, TA-50, T-50이 나란히 따라붙었고요. 전부 국산 항공기들이에요. 이 장면 자체가 꽤 묘한 무게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이게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는 건, 숫자 하나가 말해줍니다. 이십오 년 육 개월.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을 공식 선언한 때부터 오늘까지의 시간이에요. 그 사이 정권이 다섯 번 바뀌었고, 예산 논쟁이 있었고, 개발 지연도 있었죠. 그 모든 과정을 거쳐서 1호기가 사천을 떠난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1호기가 향한 제156전투비행대대, 이 부대가 올해 6월에 재창설됐거든요. 14년 만에요. 원래 F-4E 팬텀을 운용하다 2012년에 해편된 부대인데, KF-21의 첫 운용 임무를 맡기기 위해 다시 불러낸 거예요. 이름을 다시 쓰는 것 자체에 어떤 의도가 담겨 있는 느낌이랄까요. 단절과 연속 사이 어딘가에 이 부대가 있는 거잖아요.
뒤집어보면, '도입'이 끝이 아니라는 것도 눈에 들어와요. 공군이 전력화를 선포하는 건 내년 후반기입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시작점이지, 완성점이 아니에요. 1호기가 실제 작전에 투입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거고, 100대 이상을 갖추는 건 2030년대 초반까지의 목표입니다. 도입과 전력화 사이의 간격, 이게 생각보다 길거든요. 그 시간 동안 무엇을 준비하느냐가 진짜 질문일 수 있어요.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겁니다. 이십오 년이 걸린 일이라는 게 자랑인 동시에, 왜 이십오 년이 걸렸느냐는 질문이기도 해요. 기술의 난이도만이 아니라, 결정의 속도와 예산의 흐름과 의지의 지속성 같은 것들이 다 섞여 있는 시간이거든요. 오늘의 장면이 선명할수록, 그 이면의 시간도 같이 보이는 것 같아요. 정답은 없지만, 기억해둘 만한 질문은 남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이십오 년 육 개월이라는 시간이에요. 그게 얼마나 긴 시간인지 한 번만 생각해보시면 좋겠어요. 오늘 하늘에 뜬 1호기 뒤에 쌓인 무게감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질 테니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