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3 18:27 · 팟캐스트
2019년 멈춘 서울숲 49층, 이번엔 46층을 주민에게 연다고? 🔭
서울시 건축위원회 신축사업 의결…부영그룹 복합개발 추진 공동주택 383가구·숙박시설 622실…903석 공연장도 마련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문정건영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통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23일 기준으로 나온 이야기입니다. 서울시 건축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내용인데요, 성수동을 아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그냥 지나쳤을 법한 그 빈 땅 이야기입니다.
서울숲역에서 나오면, 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공사가 멈춰선 듯한 부지가 있었습니다. 울타리가 쳐져 있고, 안은 조용했습니다. 주변으로는 고층 주거단지가 들어서 있는데, 그 사이에 오랫동안 비어 있던 자리였죠.
부영그룹이 이 땅을 산 게 2009년이었습니다. 서울시로부터 약 삼천칠백억 원을 주고 매입했습니다. 서울숲과 한강 사이, 성수동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위치였으니까요. 이후 십 년이 지나서야 2019년에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멈췄어요. 사업성 문제로 심의가 반복됐고, 계획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 부지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이번에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다시 움직이게 됐습니다. 최고 49층짜리 복합빌딩인데, 공동주택 삼백팔십삼 가구에 숙박시설 육백이십이 실, 그리고 구백삼 석 규모의 공연장이 들어옵니다. 처음 계획보다 주택은 오십 가구 이상 늘었고, 판매시설 대신 주거와 문화 공간으로 채웠습니다.
한 건물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는데, 실은 조금 더 넓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성수동은 지난 몇 년 사이 서울에서 가장 빠르게 변한 동네 중 하나죠. 고급 주거 단지가 들어서고, 임대료가 오르면서 기존 상인들이 밀려나는 문제가 계속 이야기됐습니다. 이 사업에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장기안심상가 공공기여가 포함됐습니다. 개발과 공존을 어떻게 엮을 것인가 — 그 질문이 이 건물 안에도 들어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대목이 저는 좀 걸렸어요. 공연장은 인근 컨테이너 문화공간인 언더스탠드에비뉴와 맞닿도록 위치를 조정했다고 합니다. 고층 복합빌딩과 컨테이너 문화공간이 나란히 붙어 있는 장면 —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 이질적일 것 같기도 하죠. 숙박시설 사십육 층에는 주민에게 개방하는 전망공간도 생기고, 지하에는 시민 개방 주차공간도 마련된다고 합니다. 누가 이 공간을 실제로 쓰게 될지는, 완공 이후에 드러날 것들이죠.
결국 마음에 남는 건 이겁니다. 이 땅은 십오 년이 넘도록 계획과 현실 사이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돈도 들어가 있고, 자리도 좋고, 계획도 여러 번 바뀌었는데 — 그럼에도 멈춰 있을 수 있다는 것. 도시 개발이 숫자나 심의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리는 협상이라는 것을 이 부지는 꽤 긴 시간 동안 보여줬습니다. 조만간 공사가 재개된다고 하니, 다음에는 그 자리에 무엇이 들어서는지 지켜볼 수 있겠죠.
기억할 게 하나라면 이겁니다 — 멈췄던 사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 공연장과 공개공지와 장기안심상가가 함께 담겼다는 것. 그것이 실제로 어떤 공간이 되는지는, 결국 그 자리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