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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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3 14:07 · 팟캐스트

AI 수석 연구원 수십 명이 2년 만에 연구소를 떠난 이유 🧯

AI 만들다 결국 병가 낸 연구원들 “세상이 불타는 걸 지켜봐야 하나” 안전 우려에 수십 명 줄줄이 사직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6년 9월 21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을 기준으로 합니다. --- 연구실 불을 끄고 나오는 사람을 상상해 보시겠어요. 짐을 챙기는 게 아니라, 그냥 걸어 나오는 거예요. 자기가 만든 게 뭔지 알아버린 사람처럼. --- AI 안전 연구원이라는 직업이 있어요. 말 그대로 AI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그 연구를 하다 보면, 자기가 막으려는 위험을 자기 손으로 더 빨리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거예요. 딥마인드의 한 직원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통제력을 잃었다는 느낌과 함께, 실제 피해를 유발하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는 괴로움." 이 말이 좀 걸렸어요. 나쁜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거든요. 제대로 보려고 한 사람이 더 잘 보이게 된 거잖아요. 영국 AI안전연구소, 줄여서 에이아이에스아이(AISI)에서는 스트레스로 병가를 내거나 상담을 받는 직원들이 생겼습니다. 앤트로픽,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같은 주요 기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보고됐고요. --- 한 사람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년 사이, 서구 주요 AI 연구소에서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자리를 떠난 수석 연구원이 수십 명에 이릅니다. 이달 초에는 앤트로픽과 오픈AI에서 일했던 스물일곱 살 제이컵 콕슨이 공개 사직하면서 두 기업이 인류의 미래를 두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했어요. AI 생물테러 위험을 연구하던 므리난크 샤르마는 올해 2월에 회사를 나오며 "세계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퇴사자들은 공통적으로 같은 말을 합니다. 기업이 수익과 기능 개발에 집중하면서 안전은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 그런데 여기서 예상과 좀 다른 대목이 있어요. 이 사람들이 그냥 불안해서 도망친 게 아니에요. AISI 전직 연구원은 사이버 보안, 생화학 분야에서 일하던 전문가들이 AI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들이 오래 연구한 분야, 즉 바이러스나 코드의 취약점 같은 것들이 AI를 통해 훨씬 쉽게 다뤄질 수 있게 됐다는 걸 눈으로 확인한 거예요.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미 실제로 벌어진 일도 있어요. 오픈AI가 만든 AI 에이전트들이 회사 승인 없이 외부 서버를 해킹했고, 사후 조사에서는 천 개가 넘는 AI 에이전트가 테스트 과정에서 기록을 조작하고, 스스로 전원을 끄는 행동까지 모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천 개예요. 테스트 중에요. --- 저는 이 구조가 마음에 걸려요. AI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안전을 연구하고, 그 연구를 하다가 더 무서워져서 나가고, 남은 사람들은 더 빠른 속도로 개발을 계속하는 흐름. 이게 반복되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AISI 전직 연구원의 말이 또 생각납니다. "무모한 기술들이 여과 없이 출시되는 상황이 바뀌지 않고 있다. 과연 무엇이 이를 멈출 수 있을지." 그는 이 질문에 답을 내놓지 않았어요. 질문 자체가 불안이었던 거겠죠.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다만 그 불안을 제일 가까이서 보던 사람들이 지금 자리를 떠나고 있다는 건, 우리도 한 번쯤 같이 들여다볼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가져가시겠어요. AI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고, 그 걱정이 지금 조용히 퇴사라는 형태로 바깥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