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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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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4 08:58 · 팟캐스트

미국 맥앤치즈에 불닭 소스, 고추장 신제품은 1년에 120% 늘었다니요 🧀

‘불닭 맥앤치즈’ 캐나다·멕시코서도 판매 고추장 넣은 샌드위치에 샐러드도 출시돼 올해 1~8월 고추장 수출액 10.1% 증가 K푸드와 현지식의 결합 확산 움직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이천이십육년 구월 이십사일 기준으로 나온 소식을 다룹니다. K푸드가 해외에서 퍼지는 방식이 조용히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예요. 영국 슈퍼마켓 진열대를 상상해보시겠어요. 치킨 샌드위치 포장지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코리안 스타일 스파이시 고추장 치킨 샌드위치.' 테스코 자체 브랜드 제품입니다. 한식당도 아니고, 한국 식품회사 제품도 아니에요. 영국 유통업체가 자기 상품에 고추장을 얹은 거죠. 이게 왜 생겼는지 잠깐 짚어볼게요. 지금까지 K푸드의 해외 진출은 두 단계였어요. 처음엔 한식당이 문을 열고 김치와 불고기를 알렸고, 그다음엔 라면과 만두 같은 완제품이 컨테이너에 실려 나갔죠. 그런데 지금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한국의 맛이 현지 음식 안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삼양식품이 미국 현지 식품업체와 손잡고 만든 불닭 맥앤치즈, 판다익스프레스가 올해 삼월 미국 전역에 내놓은 불닭 협업 치킨 메뉴, 영국 와가마마의 불닭 파이어 윙스. 이 제품들의 공통점이 있어요. 한국 회사가 만들어 수출한 게 아니라, 현지 브랜드가 한국의 맛을 가져다 자기 메뉴에 얹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보통 어떤 나라 음식이 세계로 퍼질 때, 우리는 그 나라 식당이 늘어나는 걸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고추장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미국 샐러드 체인이 고추장 치킨 랩을 여름 메뉴로 내놓고, 영국 막스앤스펜서가 고추장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를 자체 상품으로 팔고, 네슬레의 매기 브랜드가 고추장 비프 인스턴트 라면을 출시했어요. 전 세계 고추장 관련 신제품의 절반 가까이가 이미 한국 밖에서 나오고 있다는 거거든요.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 집계 기준으로요. 맛이 국경을 넘어간 게 아니라, 맛의 문법이 넘어간 셈이에요. 저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가 걸렸어요. 이렇게 되면 좋은 것만 있을까요. 현지 업체가 고추장이나 불닭 소스를 가져다 쓸수록 한국산 소스 수출은 늘어날 수 있어요. 실제로 올해 들어 팔 개월 동안 불닭 소스가 포함된 기타 소스류 수출액이 소스 전체 중 가장 컸고요. 그런데 한편으론, 맛이 현지 브랜드 안으로 완전히 녹아들면 그게 한국 음식이라는 인식이 유지될까요. 도리토스 코리안 스타일 비비큐 맛을 먹은 사람이 한국 음식을 먹었다고 느낄까요. 아니면 그냥 도리토스를 먹었다고 느낄까요. 확산과 희석,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구조거든요.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K푸드의 다음 단계는 '한국 음식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맛이 현지 음식의 재료가 되는 것'이에요. 이게 기회인지, 아니면 정체성이 흐려지는 과정인지는 아직 열려 있는 질문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