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6 12:52 · 팟캐스트
회원사 50개에서 2,900개가 됐는데, 10년째 같은 말을 합니다 🧱
출범 10주년 맞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신산업 정책, 여전히 진흥보다 규제 중심” “중요한 건 레퍼런스…정부가 ‘첫 고객’ 돼야” “인재·자본 끌어모으는 ‘선순환 구조’도 중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올해 구월 십팔일, 제주에서 열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창립 십 주년 기념 행사에서 나온 발언을 기준으로 합니다.
어느 스타트업 창업자가 아침에 출근했는데, 어젯밤 사이에 해외 대형 플랫폼이 같은 서비스를 국내에 무료로 푼 겁니다. 규제 때문에 국내 기업은 아직 출시도 못 한 기능을요. 그날로 경쟁이 끝난 거죠.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코스포의 김재원 의장이 이번 행사에서 꺼낸 말이 딱 이 상황이었어요. "시장을 한 번 빼앗기고 나면 규제 해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요. 코스포는 이천십육년에 오십여 개 스타트업이 모여 만든 단체인데, 지금은 이천구백 개가 넘는 회원사를 가진 국내 최대 스타트업 협의체로 컸습니다. 그 단체가 규제 개선을 외쳐온 지 딱 십 년이 된 시점에서 나온 말이라 좀 다르게 들렸어요.
김 의장이 짚은 건 세 가지였는데, 저는 그 중에서 스톡옵션 얘기가 제일 마음에 걸렸어요. AI 덕분에 개발자 한 명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가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되게 커졌잖아요. 그런데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에서 임직원에게 줄 수 있는 스톡옵션 비과세 혜택은 누적으로 오억 원이 한도입니다. 대기업 연봉 패키지랑 경쟁하면서 인재를 붙잡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무기인데, 그 한도가 격변하는 시대에 충분한지는 생각해볼 문제라는 거죠.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뒤집어보고 싶은 게 있었어요. 규제 완화나 세제 혜택 얘기는 십 년 전부터 나왔거든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닌데 왜 지금도 같은 말이 나오는 걸까요. 김 의장도 그걸 알고 있었는지, 이번엔 좀 다른 각도로 접근했어요. 정부가 스타트업의 '첫 고객'이 돼야 한다는 거예요. 제도를 고쳐주는 것만 기다릴 게 아니라, 공공 시장에서 먼저 써보고 레퍼런스를 만들어주면 그게 해외 시장에 나갈 때 무기가 된다는 거죠. 실제로 김 의장이 대표로 있는 엘리스그룹도 정부 대상 공공 사업 레퍼런스를 발판으로 성장했고요.
그리고 회수 시장 얘기도 있었는데, 이게 저한테는 좀 새롭게 들렸어요. 비상장 단계에서 스타트업을 하기는 많이 좋아졌는데, 코스닥처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출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비상장 단계의 거품만 키울 수 있다는 진단이에요. 투자자도, 인재도 결국 언젠가 나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들어온다는 거거든요. 들어오는 입구를 넓히는 것만큼 나가는 출구를 닦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인데, 그 두 가지가 같이 움직이지 않으면 어느 한쪽만 강조해도 한계가 있겠다 싶었어요.
오늘 기억하실 게 있다면 이거예요. 규제는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이밍이 있다는 것. 시장을 한 번 내주고 나서 고치는 건 늦을 수 있다는 것.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