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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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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7 08:07 · 팟캐스트

중수청, 닷새 뒤 문 여는데 자리 열에 넷이 빈 채로 시작합니다 🪑

1차 특례임용자는 정원의 58%에 그쳐 201명 2차 임용 신청자 ‘100%’ 뽑아도 정원 65% 불과…추가임용도 향후 과제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8일 ‘지명’하고도 인청 ‘함흥차사’…커지는 수사공백 우려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7일 기준 이야기입니다. 닷새 뒤면 문을 여는 어떤 기관에 대한 이야기예요. 상상해봅시다. 이사 날짜는 정해졌습니다. 다음 주 목요일. 그런데 집을 둘러보니 방 절반이 비어 있어요. 침대도 없고, 냉장고도 아직 안 왔고요. 집주인은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못 찍었대요. 중대범죄수사청. 다음 달 2일에 개청합니다. 지금 채워진 인력이 정원의 절반 조금 넘습니다. 열 자리 중 여섯 자리가 찼다는 얘기죠. 특히 눈에 걸리는 건 윗자리입니다. 5급 이상, 그러니까 수사를 지휘하고 방향을 정하는 자리요. 여기는 세 자리 중 한 자리만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초대 청장. 이번 달 8일에 후보자로 지명됐습니다. 그런데 오늘까지 인사청문회조차 시작을 못 했어요. 스무 날 가까이 멈춰 있는 겁니다. 그 자리로 옮겨간 사람들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고 싶어요. 검찰청에 있다가 새 기관으로 넘어간 검사와 수사관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이건 그냥 부서 이동이 아니거든요. 조직이 바뀌고, 시스템이 바뀌고, 사건 처리 방식이 다 바뀝니다. 그런데 옮겨와 보니 함께 일할 사람의 절반이 없고, 위에 지시를 내릴 사람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사건이 기다려주지도 않죠. 문을 여는 날부터 1호 사건을 골라 수사에 착수해야 합니다. 킥스라고 하는 형사사법 전산망도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만들어야 하고요. 여기서 한 발 물러나 보면, 이건 그 사람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누군가에게 사기를 당했습니다. 고소장을 냅니다. 그 사건은 어딘가의 수사관 책상 위에 올라가요. 그 책상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가 문제인 겁니다. 고려대 차진아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검사실에 쌓인 미제 사건이 500건을 넘는다고요. 기록을 제대로 볼 시간조차 없어서, 공소시효가 언제 끝나는지도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무섭게 들렸어요. 시효가 지나면 그 사건은 그냥 끝나는 거잖아요. 누가 잘못했는지 밝혀지지도 않고요. 그런데 여기서 예상과 다른 이야기가 하나 나옵니다. 인력이 부족한 게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죠. 사람을 더 뽑으면 되겠다, 이렇게요. 그런데 취재에 응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다르게 봤습니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전문성이라고요. 조직 설립이 급하게 진행된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된 수사 능력이 나올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선발 기준에 대한 지적도 나왔어요. 익명을 요청한 법조계 관계자는, 음주운전 경력이나 감찰을 받은 이력이 있는 사람이 뽑힌 경우가 있는 반면에, 전문성을 공인받은 수사관 중에서도 상당수가 별다른 사유 없이 떨어졌다고 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한 사람의 주장이니까, 사실로 확정된 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두고 싶어요. 다만 이 말이 남기는 질문은 남습니다. 자리를 채우는 것과,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을 앉히는 것. 이 둘은 다른 일이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하는데, 시간이 닷새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저는 여기서 좀 걸렸어요. 개청 날짜는 왜 움직일 수 없었을까요. 준비가 덜 됐으면 미룰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아니면 반대로, 미루면 미룰수록 더 나빠지는 구조였을까요. 이 답은 저도 모릅니다. 하나만 남기고 싶어요. 새로 만들어진 기관이 잘 돌아가는지 아닌지는, 뉴스에 나오는 큰 사건으로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누군가 고소장을 넣고 몇 달을 기다리는 그 시간에서 드러나겠죠. 그 시간이 길어지는지 짧아지는지,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