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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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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7 18:56 · 팟캐스트

1년 사이 세입 전망이 90조 원 불어났습니다 🎢

■ 재경부, 재추계안 확정 반도체 법인세·증권거래세 급증 8월 중간예납 40.4조 예상 웃돌아 농특세도 연간 전망치 96% 채워 올해 국세수입 470조 후반대 전망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7일 기준으로, 정부가 올해 세금이 얼마나 걷힐지 다시 계산했다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집에서 한 해 살림 계획을 세웁니다. 올해 우리 집에 들어올 돈이 대략 이만큼이겠구나. 그렇게 적어놓습니다. 그런데 석 달쯤 지나서 다시 계산해보니 생각보다 더 들어올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숫자를 고쳐 씁니다. 또 몇 달 지나 다시 봅니다. 또 늘었습니다.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게 그겁니다. 지난해 말에 계획을 세웠고, 올해 3월에 한 번 고쳤고, 이번 달에 또 고쳤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늘어난 금액이, 처음 계획 대비 90조 원 가까이 됩니다. 저는 이 숫자보다 '세 번 고쳤다'는 사실이 더 오래 남았어요. 왜 이렇게 됐을까요. 계산한 사람들을 탓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법인세라는 게 있잖아요. 기업이 번 만큼 내는 세금이죠. 그중에 8월에 미리 내는 몫이 있습니다. 상반기에 이만큼 벌었으니 절반쯤 먼저 내겠다, 하는 겁니다. 중간예납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러니까 반도체 회사들이 상반기에 얼마나 잘 벌었는지가, 8월에 나라 금고로 들어오는 돈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반도체 업황을 3월에 앉아서 맞힐 수 있을까요. 저는 못 맞힐 것 같습니다. 그 회사에 다니는 분들도 장담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싶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진짜 예측이 어려웠던 건 다른 쪽이었습니다. 주식 거래세입니다. 증권거래세가 1월부터 7월까지 걷힌 게, 작년 같은 기간의 네 배가 넘습니다. 연간 목표의 77퍼센트를 일곱 달 만에 채웠어요. 농어촌특별세라는 것도 있습니다. 주식 거래할 때 같이 붙는 세금인데, 이건 연간 목표의 96퍼센트를 채웠습니다. 사실상 다 채운 거죠.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중간예납보다, 연말까지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가 어려웠다고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사람들이 주식을 얼마나 사고파는지에 나라 살림이 출렁인다는 거잖아요. 9월부터 주식 거래 시간이 저녁 8시까지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니까 이 숫자는 앞으로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뒤집어볼 게 하나 있습니다. 세금이 예상보다 더 걷혔다. 이게 좋은 소식일까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읽었습니다. 나라 살림에 여유가 생겼구나. 근데 2023년과 2024년을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집니다. 그 두 해에는 반대 일이 벌어졌어요. 걷힐 거라고 생각한 돈이 안 걷혔습니다. 세수 결손이라고 부르죠. 그러니까 문제는 더 걷혔다, 덜 걷혔다가 아닙니다. 예측이 수십조 원씩 틀린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겁니다. 돈이 덜 들어오면 하려던 일을 못 합니다. 반대로 갑자기 많이 들어와도, 원래 계획에 없던 돈이니까 잘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계획을 세우는 일 자체가 흔들리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저는 답을 모르겠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반도체 업황을 미리 맞히라는 건 무리한 요구 같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매년 수십조 원씩 틀리는 걸 그냥 두자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는 보통 정부가 발표한 숫자를 '정해진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올해 세금이 이만큼 걷힌다, 그러면 그런 줄 압니다. 그런데 그 숫자는 예측입니다. 계속 고쳐지는 예측이요. 오늘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숫자가 바뀌었다는 뉴스를 볼 때, 얼마가 바뀌었는지도 보시고요. 몇 번째 수정인지도 한번 보셨으면 합니다. 세 번 고친 숫자와, 한 번도 안 고친 숫자는 다르게 읽히잖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