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7 12:05 · 팟캐스트
2,168건이 다음 주에 주인을 바꿉니다 🎫
기존 지명수배 해제 후 경찰·특사경에 넘겨 새 체포영장 발부…수배·신병 확보 책임 이관 출국금지·정지 등 사건 관리 주체도 변경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7일 기준으로, 다음 주에 벌어질 일 하나를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한 번 상상해봅시다. 어떤 사람이 몇 년 전에 사기 피해를 당했어요. 고소를 했고, 수사가 시작됐고, 피의자를 특정하는 데까지는 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사라졌어요.
주소지에도 없고, 연락도 끊겼고, 아무도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그럼 수사가 멈춥니다. 서류상으로는 '기소중지'라고 적히죠. 수사를 중단한다는 뜻이 아니라, 잠시 멈춰둔다는 뜻입니다. 잡히면 다시 시작하는 거죠.
법원에서 체포영장은 이미 받아뒀어요. 지명수배도 걸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건은 멈춰 있는 게 아니라,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 그 기다림의 주인이 바뀌고 있어요.
10월 2일부터 검찰의 수사권이 없어집니다. 공소청이라는 새 기관이 생기고, 검사는 재판에서 죄를 다투는 일만 하게 되죠. 체포영장을 직접 집행하는 것도, 붙잡은 뒤에 이어서 조사하는 것도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검찰이 지난달부터 서류를 정리하고 있어요. 전국 예순 개 청에서 이런 사건이 몇 건인지 세어봤습니다.
이천백예순여덟 건이었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보고 좀 멍했어요. 그게 다 사람이잖아요. 사건 하나에 최소한 한 명,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이제 이 사건들은 경찰로 넘어갑니다. 특별사법경찰관이라고, 특정 분야에서만 경찰 권한을 가진 공무원들에게도 일부 넘어가죠.
그런데 넘기는 방식이 좀 묘합니다.
단순히 서류 봉투를 옮기는 게 아니에요. 검찰이 먼저 기존 체포영장을 법원에 반납합니다. 지명수배도 풀어요. 그다음에 경찰이 새로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새로 지명수배를 등록합니다.
풀고, 다시 걸고.
여기서 걸리는 게 하나 있어요. 그 사이에 틈이 생긴다는 겁니다.
검찰 수배는 풀렸는데 경찰 수배는 아직 안 걸린 순간. 그 순간에 그 사람은 서류상으로 수배자가 아니게 되죠. 대검찰청도 이 점을 알고 있어서, 빨리 처리하고 기관끼리 협조하라고 지침에 적어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천 건이 넘어요. 그걸 전국에서 동시에 하는 거죠. 그러니까 짧게라도 틈이 생기는 사건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출국금지도 같은 방식이에요. 경찰이 새로 요청하고, 그다음에 검찰이 기존 걸 해제합니다. 순서를 이렇게 잡아둔 건 틈을 줄이려는 의도겠죠.
제가 이 기사를 읽으면서 자꾸 생각난 건, 이런 제도 변화를 설계할 때 남는 사건들이에요.
제도가 바뀌면 새로 들어오는 사건은 새 규칙대로 처리하면 됩니다. 그건 깔끔하죠. 문제는 예전 규칙으로 시작해서 아직 안 끝난 사건들이에요. 멈춰 있는 사건은 특히 그렇습니다. 누가 그걸 계속 들고 있을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그냥 사라질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검찰이 한 일은, 어떻게 보면 정리 작업이에요. 우리가 더 이상 못 들고 있으니, 여기 있는 이천여 건을 누가 들지 정하자는 거죠.
다만 이관 대상이 아닌 기소중지 사건도 있어요. 그건 공소청이 계속 관리합니다. 모든 멈춘 사건이 경찰로 가는 게 아니라, 검찰이 직접 체포영장을 받아 수배까지 걸어둔 것들만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남는 건 이거예요.
이 사건들 중에 누군가는, 자기 사건이 어디로 갔는지 모를 겁니다. 몇 년 전에 고소하고 기다리던 사람 말이죠. 담당자가 바뀌고 기관이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을지도 모르고요.
제도가 바뀔 때 가장 늦게 소식을 듣는 사람이 누구인지. 저는 그게 좀 마음에 걸렸어요.
하나만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혹시 오래전에 고소한 사건이 기소중지 상태로 남아 있다면, 10월 이후에 담당 기관이 바뀌었을 수 있어요. 검찰청이 아니라 관할 경찰서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기존에 사건을 맡았던 검찰청에 문의해보시는 게 빠릅니다. 어디로 넘겼는지는 기록이 남아 있을 테니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