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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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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00:01 · 팟캐스트

30분으로 늘어난 10분 회담, 트럼프는 기조연설을 미뤘습니다 ⛳

■李 5박7일 美·멕시코 순방 결산 트럼프와 ‘30분 뉴욕 담판’…핵잠·전작권·조선협력 후속논의 유엔총회서 평화공존 3대 구상…북미대화 재개·평화체제 제시 글로벌 투자자에 ‘코리아 세일즈’…韓 첨단산업·증시 투자 강조 16년 만의 멕시코 국빈방문…공급망·방산·우주·AI 협력 확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9월 27일 기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5박 7일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한 날이죠. 상상해봅시다 — 회의실 문 앞에 서 있습니다. 배정된 시간은 10분. 10분이면 인사하고, 사진 찍고, 덕담 한두 마디 하면 끝나는 시간이죠. 그런데 그 문이 30분 뒤에 열렸습니다. 9월 22일 뉴욕에서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 이야기입니다. 애초에 이 회담은 열릴지도 불확실했어요. 대미 투자 협상이 계속 삐걱거리고 있었거든요. 한 번 그 자리에 있는 사람 입장이 되어보면요. 10분짜리 회담이라는 건 사실 좀 애매합니다. 준비한 말 다 못 하죠. 그런데 안 만나는 것보다는 낫고요. 여기서 제가 좀 걸렸던 대목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뒤에 유엔총회 리셉션 기조연설이 잡혀 있었어요. 그걸 미뤘다고 합니다. 대화를 더 하려고요. 외교에서 시간은 메시지입니다. 10분 주기로 했던 걸 30분 썼다는 건, 말한 내용보다 먼저 전달되는 신호가 있다는 뜻이죠. 그 30분 동안 오간 얘기는 가볍지 않았습니다. 핵추진잠수함 연료, 우라늄 농축, 조선 협력. 그리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요. 전작권이라는 말, 뉴스에서 자주 듣지만 뭔지 헷갈리시죠. 전쟁이 났을 때 한국군을 누가 지휘하느냐, 그 권한입니다. 지금은 한미연합사령관, 즉 미국 측이 가지고 있어요. 이걸 한국군으로 넘기는 논의가 수십 년째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한 사람의 회담으로 끝나는 얘기가 아니에요. 이틀 뒤, 무대가 멕시코로 옮겨갑니다. 한국 대통령이 국빈으로 멕시코를 방문한 게 16년 만이었습니다.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어요. 뉴욕에서는 예정보다 길어진 30분이 성과였는데, 멕시코에서는 두 시간 가까운 회담을 했습니다.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을 합쳐서요. 시간의 길이가 곧 성과는 아니지만, 이 자리에서 나온 결과는 좀 다릅니다. 2019년에 시작해서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이 한 번에 타결됐어요. 투자보장협정이 뭔가 하면, 우리 기업이 그 나라에 공장 짓고 돈 넣었을 때 그 돈을 보호해주는 장치입니다. 손실이 나면 보상받고, 투자금을 빼올 수 있게 보장하는 거죠. 개정된 협정에는 외환위기가 와도 자금 이전을 보장한다는 내용까지 들어갔습니다. 7년이요.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가 일어나고, 다시 앉고. 담당자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고. 그런 시간이 쌓여 있는 겁니다. 여기에 협력 문건 17건이 함께 교환됐습니다. 원유와 핵심 자원을 논의할 정부 간 채널을 만들고, 멕시코 군 현대화 사업에 한국 방산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찾아보기로 했어요. 우리 경공격기 FA-50의 수출 발판도 마련됐다고 합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인상적이었어요. 멕시코가 한국에 그동안 무엇이었나 생각해보면, 주로 교역 상대였습니다. 물건 팔고 사는 관계요. 그런데 이번에는 공급망, 경제안보, 첨단산업 얘기가 나왔어요. 관계의 성격이 바뀌는 대목입니다. 다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게 있죠. 협정 타결과 협력 문건은 시작점입니다. 끝이 아니고요. 수출 발판을 마련했다는 건 아직 팔린 게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잖아요. 정상회담 후속 협의가 실제로 어디까지 가는지, 그건 앞으로 몇 년에 걸쳐 확인될 일입니다. 한 가지 더요. 뉴욕에서 두 정상이 골프 회동을 기약했다고 합니다. 회담이 끝나갈 무렵 이 대통령이 다시 언급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비서실장에게 시간을 잡아달라고 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에요. 12월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골프 한 번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 싶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외교라는 게 공식 회담장에서만 굴러가는 게 아니라는 건, 우리도 알고 있잖아요. 오늘 하나만 남기자면 이겁니다. 정해진 10분이 30분이 되고, 7년 멈춰 있던 협상이 하루에 풀렸습니다. 둘 다 그 자리에서 갑자기 생긴 일은 아니에요. 그 전에 쌓여온 실무 협의가 있었기 때문에 그 순간이 가능했던 겁니다. 외교 뉴스를 볼 때, 발표된 결과보다 그 앞에 얼마나 긴 시간이 있었는지를 같이 보면 좀 다르게 읽힙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