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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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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7 23:12 · 팟캐스트

7년을 끌던 협정이 하루에 풀렸는데, 대통령은 이제 국내로 들어옵니다 ✈️

트럼프와 ‘30분 뉴욕 담판’…핵잠·전작권·조선협력 후속논의 16년 만의 멕시코 국빈방문…공급망·방산·우주·AI 협력 확대 李 대통령, 순방 귀국 중 美 알래스카서 ‘즉석 차담회’ 강훈식 사의 수리 여부 및 후임 정책실장 등 청와대 인선 고심 대법관 재제청 문제·인사실패 후폭풍 수습·법무장관 지명도 과제 중수청장 임명 여부, 범여권 갈등 봉합에 장애 변수로 떠오를 전망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7일 기준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한 사람이 비행기에서 내립니다. 검은 정장에 옅은 갈색 넥타이. 서울공항 활주로에 서 있는 사람들과 차례로 악수를 하다가, 어느 대목에서 허리를 젖히고 크게 웃습니다. 그 웃음이 좀 오래 눈에 남았어요. 7일 만의 귀국입니다. 미국을 거쳐 멕시코까지 다녀왔죠. 그리고 이 대통령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동안, 따라온 기자들을 불러 즉석으로 차담회를 열었습니다. 집에 다 온 것도 아닌, 경유지에서요. 저는 그 장면이 좀 걸렸어요. 왜 하필 거기서였을까. 바깥에서 한 일들을 보면 이해가 갑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고, 그게 취임 후 세 번째 만남이었어요. 핵잠수함 연료, 조선업, 전시작전권 같은 이야기가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멕시코로 갔죠. 한국 대통령이 국빈으로 멕시코를 찾은 건 16년 만입니다. 거기서 하나가 풀렸어요. 투자보장협정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 기업이 그 나라에 돈을 넣었을 때, 그 돈을 떼이지 않고 돌려받을 수 있게 보장해주는 약속이에요. 외환위기 같은 일이 터져도 돈을 빼올 수 있게 하는 조항까지 들어갔습니다. 이 협상, 7년을 끌었습니다. 2019년에 시작해서 계속 제자리였어요. 그게 이번에 한꺼번에 타결됐습니다. 그러니까 기자들을 부를 만했죠. 들려줄 이야기가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뒤집히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비행기 문이 열리는 순간, 그 성과는 이미 뒤로 밀려납니다. 활주로에 서 있던 사람들, 비서실장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 비서실장은 출국 직전에 이미 사표를 낸 상태였습니다. 사표를 낸 사람이 공항에 나와서 돌아온 사람을 맞이하고 있었던 거예요. 정책실장 자리는 비어 있고, 장관 후보자 두 명은 낙마했습니다. 새 사람을 찾아야 하죠. 열흘도 안 남은 시점에 새 수사기관이 문을 여는데, 그 기관 수장 후보를 임명할지 말지도 결정해야 합니다. 여당 안에서도 반발이 있고요. 대법원장과는 대립 중이고, 비무장지대에서는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게 한 사람의 하루에 다 얹혀 있어요. 저는 이 대목에서 앵커리지 차담회가 다시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거기가 마지막이었던 거죠. 밖에서 한 일만 이야기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 서울에 내리면 그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걸, 본인이 더 잘 알았을 겁니다. 허리를 젖히고 웃던 그 순간도 그래서 좀 다르게 보여요. 그게 진짜 편한 웃음이었을까, 아니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걸 아는 사람의 웃음이었을까. 남는 게 뭔가 생각해봤어요. 외교는 성과가 문서로 남습니다. 협정이 타결됐다, 합의가 확인됐다. 이건 기록이에요. 반면 안에서 해야 할 일들은 대부분 사람을 고르는 일입니다. 누구를 앉히고, 누구를 내보낼지. 이건 문서로 안 남아요. 판단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바깥 일은 상대가 있어서 서로 양보하면 끝이 나는데, 안쪽 일은 양보할 상대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죠. 한쪽을 달래면 다른 쪽이 반발하는 구조요. 그래서 7년 걸린 협상을 하루에 푼 사람이, 일주일 뒤에도 인사 하나를 못 정하고 있을 수 있는 거예요. 이게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일의 성질이 다른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답은 저도 모르겠어요. 다만 하나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며칠, 이 대통령이 내릴 결정들은 순방에서 가져온 성과와는 전혀 다른 잣대로 평가받을 겁니다. 협정문 몇 줄이 아니라, 누구를 어디에 앉혔는지로요. 그 둘을 섞어서 보지 않는 게, 이 소식을 정확하게 읽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