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12:33 · 팟캐스트
관세 발표 한 달 만에, 미국 태양광 모듈값이 41% 뛰었습니다 🔌
미국, 저가 수입품 덤핑 대상 규제 강화 현지 라인 구축한 국내 기업들 유리해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 월요일 오전에 들어온 소식 하나를 놓고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 얘기를 하려면 좀 멀리 갔다 와야 해요.
미국 애리조나쯤 되는 곳을 상상해보시겠어요. 사막 한가운데 검은 판이 끝없이 깔려 있습니다. 축구장 수백 개 크기. 그 판 한 장 한 장이 어딘가에서 배에 실려 왔습니다.
대부분 중국에서 왔죠. 지난 십여 년간 그랬습니다. 싸니까요. 압도적으로 싸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미국이 그 문을 좁혔습니다. 지난달, 태양광 모듈의 핵심 원료를 가공한 제품에 관세를 붙이는 포고령에 서명했어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품에 관세를 매길 수 있는 조항,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한국 주식시장이 반응했습니다.
한화솔루션과 오씨아이홀딩스 주가가 오전 11시쯤 둘 다 10퍼센트를 넘겨 올랐어요. 하루 만에 열에 하나씩 값이 붙은 겁니다.
왜 한국 기업이 오르나. 이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이 회사들은 몇 년 전부터 미국 안에 공장을 지었어요. 그리고 중국을 거치지 않는 원료 조달 경로를 따로 만들어뒀습니다. 그게 당시엔 비용이었죠. 굳이 비싼 길을 왜 가느냐는 소리도 들었을 겁니다.
그 비싼 길이 지금 유리한 자리가 됐습니다.
미국 현지 조달 플랫폼에서는 이미 값이 움직이고 있어요. 하나증권 자료를 보면, 공급업체 절반 이상이 새 관세를 반영한 가격표를 내밀었습니다. 정책 발표 전과 12월 이후 납품분을 비교하면 제시 가격이 4할 넘게 뛰었습니다.
같은 판 한 장에 붙는 값이, 몇 달 사이에 그만큼 달라진 거예요.
여기서 한 번 뒤집어볼 지점이 있습니다.
값이 올랐다는 건, 누군가는 더 내야 한다는 뜻이잖아요.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비용이 늘어난 겁니다. 태양광은 원래 싸져서 퍼진 에너지였어요. 화력보다 싸지는 순간부터 폭발적으로 늘었죠.
그런데 이번 조치는 그 가격을 되돌리는 방향입니다. 자국 생산 기반을 지키려는 선택이, 보급 속도에는 반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두 가지가 동시에 좋은 선택은 잘 없더라고요.
그리고 하나 더.
오늘 오른 건 주가입니다. 실제 계약서에 찍힌 숫자가 아니라, 그렇게 되리라는 기대예요. 기사에도 "높아질 수 있다"는 표현이 나와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말을 인용한 전망이고요.
기대와 실적 사이에는 늘 시차가 있습니다. 그 사이에 정책이 바뀔 수도 있고, 중국 기업들이 다른 경로를 찾을 수도 있죠.
그래도 제 머릿속에 남는 건 다른 부분입니다.
몇 년 전에 누군가 회의실에서 결정을 내렸다는 거예요. 더 싼 길이 있는데도, 굳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중국을 우회하는 조달망을 만들자고요. 그때는 그게 맞는지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오늘 하나만 남기고 싶습니다.
공급망이라는 말, 뉴스에서 자주 듣지만 멀게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이건 결국 어디서 사 오느냐의 문제예요. 그리고 그 선택이 지금처럼 값으로, 주가로, 몇 년 뒤에 돌아옵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가장 싸고 편한 경로가 무엇인지, 그게 계속 그럴 거라고 믿어도 되는지. 그 질문은 기업만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