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08:12 · 팟캐스트
다음 달 중순, 코스닥에서 50개사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
시총 200억 원 미만이면 상장폐지 또는 코넥스 편입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8일 기준으로, 오늘은 주식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회사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주말 아침에 증권 앱을 열었는데, 몇 년 전에 사둔 종목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손실이 꽤 나 있어서 그냥 묻어둔 거죠. 그런데 종목 이름 옆에 붙은 표시가 낯섭니다. 관리종목. 그게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겠고, 그냥 기분이 좀 안 좋아집니다.
그 표시가 지금 여기저기 붙고 있습니다.
먼저 회사 쪽 자리에 한번 서보겠어요. 이 회사들, 대부분 사업을 안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물건 만들고 팔고, 직원들 월급 주고, 그렇게 굴러가고 있어요. 그런데 규칙이 바뀌었습니다.
코스닥에 남아 있으려면 시가총액이 얼마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는데, 올해 초에 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올랐어요. 그리고 7월에 다시 200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반년 사이에 문턱이 다섯 배가 된 셈이죠.
회사가 뭘 잘못해서 시총이 줄어든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시장 전체가 대형주로 쏠리면서, 작은 회사들 주가가 그냥 눌린 거예요. 어제까지 기준을 채우던 회사가 오늘 기준을 못 채우는 상황. 회사 입장에선 좀 억울할 만하죠.
그런데 이게 몇 개 회사 일이 아닙니다.
하반기에 들어와서 시총 미달로 퇴출 결정을 받은 코스닥 회사가 8곳입니다. 상반기에는 한 곳도 없었어요. 그런데 한국거래소는 하반기에 코스닥에서만 50곳 정도가 사라질 걸로 보고 있습니다.
50곳. 이게 다 주주가 있는 회사들이에요. 누군가는 몇 년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지난달에 샀을 겁니다.
그리고 진짜 고비는 아직 안 왔어요. 다음 달 중순입니다. 기준을 못 채운 날이 연달아 쌓여야 퇴출이 확정되는 구조인데, 그 계산이 처음으로 끝나는 시점이 10월 중순이거든요. 주가 1000원을 밑도는 이른바 동전주들도 같은 시계를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좀 뜻밖인 대목이 있어요.
흑자를 내는 회사도 이 그물에 걸립니다. 돈을 벌고 있는데 시총이 작아서 나가는 거예요. 이게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이 이달 초에 보완책을 하나 내놨습니다. 조건을 채우면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로 옮겨갈 수 있게 한 거죠. 코넥스는 코스피나 코스닥보다 문턱이 낮은 중소기업 전용 시장입니다.
신라에스지라는 회사가 그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코넥스로 옮기겠다고 공시했어요.
그러니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다행이죠.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코넥스로 옮긴다는 건, 이름은 남지만 거래는 거의 안 되는 시장으로 간다는 뜻입니다. 회사가 돈을 새로 끌어오기도 어렵고, 주주가 팔고 싶을 때 팔기도 어려워요. 기사에도 그런 목소리가 실렸습니다. 실질적인 자금조달을 생각하면 충분한 대안은 못 된다고요.
한쪽에서는 부실한 회사를 걸러내야 시장이 건강해진다고 합니다. 맞는 말이에요. 껍데기만 남은 회사가 계속 남아 있는 것도 문제였으니까요.
다른 한쪽에서는, 규칙이 바뀌는 속도가 회사가 적응할 속도보다 빠르다고 합니다. 이것도 맞는 말 같아요.
실제로 몇몇 회사는 법원까지 갔습니다. 관리종목 지정을 멈춰달라고 가처분을 신청해서 거래소와 다투고 있어요. 그만큼 회사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거죠.
저는 여기에 정답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이 규칙이 바뀔 때, 그 안에 있던 주주들에게는 선택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는 겁니다.
하나만 남기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 갖고 있는 종목이 있다면, 종목 이름 옆에 뭐가 붙어 있는지 한 번 확인해보시면 좋겠어요. 관리종목이라는 표시가 있다면, 그건 10월 중순이라는 시계가 이미 돌고 있다는 뜻입니다. 정확한 내용은 한국거래소 공시나 거래하는 증권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르고 있다가 알게 되는 것과, 알고서 판단하는 건 다르잖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