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20:49 · 팟캐스트
보험금 안 주거나 덜 준 게 961건, 4개 회사가 그중 86.5%를 차지합니다 🧾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감원 검사서 드러나 총액 5억 4840만 원…DB손보 2억 6200만 원 최다 교보생명은 적립이자 과소지급으로 499건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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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 기준으로 나온 이야기 하나를 가지고 왔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인데요. 보험금 이야기입니다.
한 번 상상해 보시겠어요. 담낭 제거 수술을 받고 병원을 나섭니다. 손에는 진단서랑 영수증이 들려 있고요. 이제 보험사에 서류를 넣어야 하죠.
그런데 그때부터 시작이더라고요. 서류가 하나 빠졌다, 이건 약관에 안 맞는다, 담당자가 다시 연락을 주겠다. 그 과정에서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보험료는 매달 꼬박꼬박 받아가면서, 한번 보험금을 줄 때는 정말 까다롭게 군다고요.
저는 이 문장이 좀 오래 남았어요. 화가 난 사람의 말이 아니에요. 오히려 지쳐 있는 사람의 말처럼 들렸거든요.
여기서 잠깐 생각해볼 게 있어요. 보험이라는 건 결국 약속이잖아요. 내가 아플 때, 사고가 났을 때, 그때 도와주겠다는 약속. 그런데 그 약속이 지켜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은 딱 한 번밖에 없어요. 실제로 아플 때요.
그리고 그 순간의 나는 가장 약해져 있죠. 수술 직후이거나, 가족을 잃었거나, 일을 못 하는 상태. 서류를 다투기에 가장 안 좋은 조건인 겁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그냥 넘어갑니다. 안 된다면 안 되는 거겠지, 하고요.
그런데 자료를 보면 그게 항상 맞는 판단은 아니었어요.
금감원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보험사들을 검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험금을 아예 안 줬거나, 줘야 할 금액보다 적게 준 사례를 찾아냈어요. 이게 961건입니다. 4년 반 동안 1000건에 가까운 겁니다.
한 명이 아니었다는 뜻이죠.
그리고 여기가 뒤집히는 대목이에요. 저는 처음에 이 숫자를 보면서, 그러면 어마어마한 돈이 안 나갔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961건을 다 합친 금액이 5억 원대예요. 건당으로 나눠보면 대부분 아주 작은 돈입니다.
특히 생명보험사 쪽이 그랬어요. 한 회사는 적립이자를 덜 준 사례가 499건이었는데, 금액은 다 합쳐도 수천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한 사람당 몇만 원, 몇천 원 단위였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건 큰돈을 안 주려고 버틴 이야기가 아니에요. 작은 돈이 조용히 빠져나간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게 더 마음에 걸렸어요.
왜냐하면 몇만 원짜리는 아무도 안 싸우거든요. 이자가 정확히 얼마 붙었는지 계산해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애초에 이자가 붙는다는 걸 모르는 분들도 많죠.
그렇죠. 따질 수 있는 사람만 따집니다.
그리고 여기서 하나 짚어둘 게 있어요. 이 961건은 금감원이 검사해서 찾아낸 숫자입니다. 검사를 나간 곳에서, 들여다본 범위 안에서 나온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전부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부풀려 말해도 안 되겠죠. 다만 검사에서 이만큼 나왔다는 사실은 남습니다.
또 하나. 여기 적발된 회사들 이름이 자료에 다 나와 있어요. 손해보험사 네 곳이 전체 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생명보험사 쪽은 건수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회사 이름을 하나하나 짚는 게 이 이야기의 핵심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건 어느 한 회사가 유난히 나빴다는 이야기보다, 보험금을 계산하고 내보내는 과정 어딘가에서 누락이 반복됐다는 이야기에 더 가까워 보이거든요. 실수든 관행이든요.
박성훈 의원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보험료는 받아 가면서 줘야 할 보험금을 안 주거나 덜 주는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고요. 그래서 산정하고 지급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누락이 없도록 내부통제와 사후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어요.
저는 이 지적 자체보다, 왜 이 말을 지금 해야 하는 상황인지가 더 걸립니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면, 덜 준 걸 소비자가 발견할 필요가 없어야 하잖아요. 회사가 먼저 찾아서 주는 게 맞죠. 그런데 지금은 금감원이 검사를 나가서야 드러나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구조에서는, 확인하지 않는 사람은 손해를 볼 수 있어요.
이게 좀 불편한 결론이긴 합니다. 원래는 확인 안 해도 괜찮아야 하는데요.
오늘 하나만 남겨두고 싶어요.
보험금을 받으셨을 때, 그 금액이 어떻게 계산됐는지 내역을 한 번 받아보시는 것. 청구 서류를 넣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에요. 그런데 대부분 안 하죠. 저도 안 했습니다.
그리고 계산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보험사 민원 창구나 금융감독원 금융민원센터에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국번 없이 1332입니다.
따지라는 말이 아니고요. 물어보셔도 된다는 말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