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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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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16:33 · 팟캐스트

비행기 한 대 파는 게 아니라, 공장을 심겠다는 얘깁니다 🧩

KAI 플랫폼 기반 협력 모델 구축 “중미지역 FA-50 진출 가속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 기준으로 전해진 소식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발표는 오늘 나왔지만, 실제로 일이 벌어진 건 사흘 전, 멕시코시티에서였어요. 한 번 상상해봅시다. 멕시코시티의 어느 회의장. 테이블 위에 서류가 놓여 있고, 세 곳의 대표가 순서대로 사인을 합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포스코인터내셔널, 그리고 멕시코 현지의 항공우주산업협회. 대통령 국빈 방문 일정에 맞춰 잡힌 자리였습니다. 사진 한 장으로 남을 장면이죠. 그런데 저는 이 장면보다 그 앞에 있었던 시간이 더 궁금했어요. 먼저 멕시코 쪽 자리에 서보겠습니다. 멕시코에는 항공우주 관련 회사가 백 곳도 넘게 모여 있는 협회가 있습니다. 이름은 페미아, FEMIA라고 해요. 정부 정책을 만들 때도 참여하고, 세계 공급망에 어떻게 끼어들지도 같이 고민하는 곳입니다. 백 곳이 넘는다는 건 뭘까요. 이미 일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대부분은 부품을 만들거나, 큰 회사가 시키는 일을 받아서 하는 위치에 있죠. 비행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회사는 아니라는 겁니다. 멕시코 정부는 지금 '플랜 멕시코'라는 중장기 경제 계획을 밀고 있습니다. 부품만 만드는 나라에서 한 단계 올라가고 싶은 거예요. 그러려면 완제품을 만들 줄 아는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시야를 조금 넓혀보죠. 이게 멕시코 한 나라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한국 쪽 설명을 보면, 멕시코를 거점으로 삼아서 중미로 가고, 그다음엔 북미와 남미까지 보겠다고 했어요. FA-50이라는 훈련기 겸 경공격기를 앞세워서요. 한 나라에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한 나라에 발을 딛고 대륙을 보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보통 무기나 항공기 수출이라고 하면, 만들어서 배에 실어 보내는 그림을 떠올리잖아요. 이번 합의문에 담긴 건 좀 다릅니다. 현지에서 생산하고, 기술을 같이 나누고, 멕시코 회사들을 한국 회사의 공급망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내용이에요. MRO라는 말도 나옵니다. 유지·보수·정비를 뜻하는데, 쉽게 말해 팔고 끝이 아니라 계속 고치고 돌봐주는 일이죠. 비행기는 한 번 사면 수십 년을 씁니다. 그 수십 년을 누가 관리하느냐가 사실 더 큰 장사고, 더 깊은 관계입니다. 파는 관계가 아니라 엮이는 관계를 만들려는 거예요. 이해가 가시죠.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남는 게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건 전부 양해각서입니다. 영어로 MOU라고 하는 그 문서요. 협의해 나가겠다, 모색하겠다, 지원할 예정이다. 이런 표현으로 끝나 있어요. 주문이 들어온 게 아닙니다. 계약이 맺어진 것도 아니고요. 앞으로 이야기해보자는 약속입니다. 그렇다고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국항공우주와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작년 10월에 먼저 둘이서 손을 잡았고, 그게 1년 가까이 지나 이번 자리로 이어졌거든요. 문서가 문서로만 남는 경우도 많지만, 이렇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첫 번째 문서와 마지막 계약서 사이에는 긴 시간이 있어요. 그 사이가 어떻게 채워지는지가 진짜 이야기입니다. 오늘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것입니다. 양해각서는 결과가 아니라 시작점을 알리는 문서다. 그래서 이 뉴스를 읽을 때는 무엇이 합의됐는지보다, 이게 언제 무엇으로 바뀌는지를 따라가 보시는 게 맞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