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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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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16:22 · 팟캐스트

◾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으로 LG 계열사 칩을 받습니다 🧊

노트북·모니터 OLED 반도체 내달부터 수십만개 양산 돌입 양사 주력 사업서 협력 물꼬 대만 노바텍 위협에 고객 다각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지난 9월 25일, 업계에서 흘러나온 소식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다음 달, 10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약이요. 한 번 상상해 보시겠어요. 노트북을 열었을 때 화면이 켜지는 그 순간. 그 안에서는 픽셀 하나하나를 켜고 끄는 작은 반도체가 일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구동칩. 줄여서 디디아이라고 부르죠. 이 칩을 만드는 회사가 있습니다. 엘엑스세미콘. 원래 엘지 쪽 일을 주로 해왔던 회사예요. 그런데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에 칩을 넣기로 했습니다. 주력 제품에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게 왜 얘기가 되느냐. 지금까지는 그런 일이 잘 없었거든요. 엘지 계열 회사는 엘지 쪽에 납품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모회사인 삼성전자에서 칩을 받아 쓰는 구조였습니다. 오래 굳어진 관행이었죠. 두 회사는 사실 삼 년 전에 이미 손을 잡았습니다. 함께 개발하고 공급하자고요. 그런데 그 뒤로 실제 성과라고 할 만한 게 거의 없었어요. 갤럭시워치용으로 조금 거래한 게 전부였습니다. 삼 년을 끌었다는 얘기죠. 회사 대 회사의 약속이 실제 물건으로 바뀌는 데 그만큼 걸린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관행이라는 게 그렇게 무거운 거구나 싶어서요. 그럼 왜 지금은 움직였을까요. 엘엑스세미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분의 1 넘게 줄었습니다. 대만 경쟁사가 기존 고객들 안으로 파고들고 있고요. 새 고객이 필요했던 겁니다. 반대편 사정도 있습니다. 삼성전자 쪽이 인공지능 반도체에 힘을 싣다 보니, 디디아이 같은 오래된 품목은 손이 덜 가게 됐어요. 삼성디스플레이도 다른 공급처를 찾아둘 필요가 생긴 거죠. 절박함과 필요가 만난 자리입니다. 여기서 뒤집히는 부분이 하나 있어요. 이번 물량, 사실 아주 적습니다. 수십만 개예요. 노트북이나 모니터는 한 해에 수천만 대씩 나가는데요. 그러니까 이건 매출이 아닙니다. 문을 하나 열었다는 표시죠. 그런데 업계는 이 작은 물량을 크게 봅니다. 왜냐면 지금 열어둔 문 뒤에 훨씬 큰 시장이 있으니까요. 노트북, 모니터, 태블릿에 들어가는 오엘이디 화면. 이 시장이 앞으로 사 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커진다고 봅니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꽉 찼잖아요. 그래서 다음 무대로 옮겨가는 중인 거예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분야에 4조 원 넘게 붓고 있는 것도 그래서고요. 제가 남는 생각은 이런 겁니다. 우리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서로 도우면서 안정적으로 굴러간다고 생각해왔어요. 그게 강점이라고요. 그런데 그 안정이 흔들릴 때가 옵니다. 실적이 나빠지거나, 회사 안에서 우선순위가 바뀌거나 할 때요. 그때 비로소 바깥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거죠. 편했던 구조가 더는 편하지 않을 때 말이에요. 이게 좋은 변화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시장에는 경쟁이 늘어나니까 나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이런 변화가 회사 형편이 어려워질 때만 일어난다는 게, 뭐랄까 조금 씁쓸하기도 하고요. 오늘 하나만 남긴다면요. 10월에 양산이 시작됩니다. 물량은 적어요. 그래서 이게 한 번으로 끝날지,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엘엑스세미콘은 계약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했습니다. 지켜볼 일이 하나 생긴 거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