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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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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19:43 · 팟캐스트

연내 매각은 사실상 접었습니다. 대신 자사주 얘기가 나옵니다 🧾

산은·해진공 공적자금 회수 카드로 내년초께 주주환원 계획 수립 예상 10조 넘는 유동성에 ‘2조+α’ 가능성 대형 IB 주관사 수임 물밑 검토 착수 현금 충분하나 29조 투자 계획 변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 오후에 나온 소식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해운회사 HMM 이야기입니다. 상상해봅시다. 집을 팔려고 내놨어요. 부동산에도 맡겼고, 사겠다는 사람도 몇 명 둘러봤고요.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계약서까지 못 갑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인데 집은 안 팔려요. 그럼 뭘 하죠. 세를 놓거나, 안에 있는 값나가는 걸 정리하거나. 어떻게든 돈을 만들어야죠. 지금 산업은행이 처한 상황이 좀 그렇습니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HMM의 대주주예요. 과거에 이 회사가 어려울 때 공적자금, 그러니까 국민 세금이 들어갔거든요. 그 돈을 언젠가는 회수해야 합니다. 가장 깔끔한 방법은 회사를 파는 거죠. 경영권을 넘기고 목돈을 받는 겁니다. 그래서 올해 초부터 준비를 했어요. 산업은행 회장이 기자들 앞에서 "부산으로 본사 옮기고 나면 매각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고, HMM은 5월에 실제로 주주총회를 열어서 본사를 부산으로 바꿨습니다. 조건을 맞춘 거죠. 포스코, 하림, 동원 같은 회사들도 계산기를 두드려봤다고 하고요. 그런데 안 팔립니다. 중동 정세가 계속 불안하고, 정부는 다른 현안들에 밀려 있고. 팔겠다는 의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집은 내놨는데 계약이 안 되는 상태인 거죠. 그래서 나온 게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여서 없애버리는 방법이요. 자사주 공개매수, 그리고 소각이라고 부릅니다. 이게 왜 돈 회수가 되는지 좀 설명이 필요한데요. 산업은행이 갖고 있는 HMM 주식을 회사가 값을 매겨서 사줍니다. 산업은행은 현금을 받죠. 회사는 사들인 주식을 찢어버려요. 그러면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듭니다. 남은 주주들 몫은 상대적으로 커지고요. 작년에 이미 한 번 했어요. 2조 원 규모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한다면 그보다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회사가 지금 갖고 있는 현금 여력이 10조 원을 넘는다고 해요. 그런데 이 회사가 7월에 공시한 계획을 보면, 2030년까지 배를 늘리고 해외 터미널을 확보하는 데 29조 원을 쓴다고 했습니다. 해운은 배가 자산이잖아요. 배가 있어야 화물을 싣고, 그래야 돈을 벌죠. 투자에 써야 할 돈과, 주주에게 돌려줘야 할 돈. 둘 다 같은 통장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뒤집어 볼 지점이 하나 있어요. 자사주를 사서 없애는 게 대주주만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HMM은 과거 공적자금이 들어올 때 영구 전환사채라는 걸 발행했어요. 만기가 사실상 없는 채권인데, 조건이 맞으면 주식으로 바뀝니다. 그게 전부 주식으로 전환됐어요. 그래서 주식 수가 확 늘어난 상태입니다. 주식 수가 많으면 주가가 오르기 어려워요. 나눠 가질 사람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주식 수를 줄이면 개인 주주들에게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식 수가 정리되면 나중에 회사를 팔기도 쉬워지죠. 덩치가 정리되니까요. 업계에서는 주식을 강제로 합치는 방법도 거론했다고 해요. 그런데 그건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서 소액주주가 들어오기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개매수 쪽이 낫다는 거고요. 정리하면, 이건 꽤 잘 설계된 방법으로 보입니다. 공적자금도 회수되고, 주가도 부양되고, 나중에 팔기도 쉬워지고요. 다만 남는 게 하나 있어요. 회사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면요. 이건 회사가 스스로 정한 일이 아닙니다. 회사의 공식 중장기 계획에는 추가 자사주 매입이 적혀 있지 않아요. 대주주 쪽 사정, 그러니까 건전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와 공적자금을 더 회수하라는 요청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주인이 급할 때, 회사가 곳간을 열어야 하는 구조인 거죠. 그게 잘못됐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에요. 세금으로 살린 회사니까 갚아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다만 그 돈이 배를 사는 데 안 쓰이면, 5년 뒤에 어떤 모습일까. 저는 그게 궁금하더라고요. 오늘 기억하실 게 있다면 이것만요. 회사를 못 팔면, 그 회사 안에 있는 현금이 다음 후보가 됩니다. 이건 HMM만의 일이 아니에요. 공적자금이 들어간 회사라면 어디든 같은 순서를 밟습니다. 그러니 이런 기사를 볼 때는 "얼마를 돌려주나"가 아니라 "그 돈이 원래 어디 쓰일 돈이었나"를 같이 보시면 좋겠어요. 물론 아직 확정된 건 없습니다. 내년 1월이나 2월, 올해 실적이 나온 다음에 윤곽이 보일 거라는 관측 단계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