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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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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12:44 · 팟캐스트

원화가 200원 내려오자, 항공주와 해운주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

항공주는 수익성 개선에 주가 강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환율 이야기를 해볼게요. 9월 23일 기준 숫자를 가지고요. 상상해봅시다. 공항 면세점에 서 있어요. 가격표를 보니까, 몇 달 전에 봤던 그 물건이 조금 싸 보입니다. 딱히 할인한 것도 아닌데요. 환율이 내려갔거든요. 6월 초 고점에서 9월 말까지, 13% 정도요. 그러니까 달러 하나를 사는 데 들던 원화가 그만큼 줄어든 겁니다. 여기서부터가 좀 재미있어요. 같은 하늘길, 같은 바닷길을 오가는 회사들인데 반응이 완전히 갈립니다. 항공사를 먼저 볼게요. 특히 저비용항공사, 엘씨씨라고 부르는 곳들이요. 이 회사들은 우리한테 티켓 값을 원화로 받습니다. 그런데 기름값이랑 정비비는 달러로 내야 해요. 들어오는 돈은 원화, 나가는 돈은 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나가는 돈이 가벼워지죠. 증권가 계산으로는 대한항공 한 곳만 해도 순이익이 수천억 원 단위로 개선될 거라고 봅니다. 실제로 9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동안, 주요 항공사 주가가 다 올랐어요. 해운사는 어떨까요. 얘기가 반대입니다. 해운사는 운임을 달러로 받아요. 회계 장부 자체가 달러 기준으로 돌아갑니다. 기능통화가 달러인 거죠. 그러니까 실제로 배를 몇 척 더 띄우고, 컨테이너를 더 많이 실었어도, 원화로 환산하는 순간 숫자가 줄어듭니다. 일한 양은 그대로인데 장부에 적히는 금액이 작아지는 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실적이 나빠진 게 아니라, 자를 바꿔서 재니까 키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뒤집히는 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식음료입니다. 이쪽은 딱 봐서는 환율 내려가면 무조건 좋아 보여요. 식품 원재료의 절반 이상, 어떤 품목은 열 개 중 여덟아홉 개를 수입에 의존하거든요. 밀가루, 설탕, 원유 같은 것들이요. 수입 가격이 내려가니까 원가가 낮아지죠. 여기까지는 예상대로입니다. 문제는 해외에 물건을 팔던 회사들이에요. 라면이든 과자든, 수출로 성장해온 곳들 있잖아요. 환율이 내려가면 현지에서 받는 값을 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유지되니까요. 그런데 값을 올리면 현지 경쟁에서 밀리죠.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표면적으론 수혜주인데, 종목 골라내는 게 고민이라고요. 여기까지 정리하면서 제 마음에 걸린 건 이거예요. 우리는 보통 뉴스에서 "환율 하락, 수혜주는?" 이런 식의 제목을 봅니다. 답이 하나 있을 것처럼요. 그런데 실제로는 답이 없더라고요. 회사마다 돈이 들어오는 통화와 나가는 통화가 다르니까, 같은 숫자 하나가 누구에겐 선물이고 누구에겐 부담입니다. 그러니까 환율은 좋은 소식도 나쁜 소식도 아니에요. 어느 쪽에 서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일 뿐이죠. 하나만 기억하시면 좋겠어요. 환율 뉴스를 보실 때, "올랐나 내렸나"보다 "이 회사는 어디서 돈을 받고 어디에 돈을 쓰나"를 먼저 떠올려 보시는 겁니다. 그거 하나만 알면 나머지는 대충 따라옵니다. 그리고 이건 말씀드려야겠네요. 오늘 언급한 회사 이름들은 기사에 나온 내용을 전해드린 것이고, 투자를 권하는 게 아닙니다. 환율 전망은 늘 틀릴 수 있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