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07:07 · 팟캐스트
음원 저작권료가 매달 통장에 들어온다고? 🎵
■ K토큰증권, 새 판 열린다 내년 2월부터 제도 본격 시행 소액 조각투자서 대형 IB·선박 등 영토 확장 움직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7일 기준으로 증권가에서 조용히 벌어지고 있는 경쟁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고 해볼까요. 그 가수의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올 때마다, 광고에 쓰일 때마다, 그 저작권료 중 일부가 내 통장으로 들어옵니다. 매달 조금씩요.
이게 지금 증권사들이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는 상품입니다.
토큰증권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에스티오. 쉽게 말하면 어떤 자산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장부에 쪼개서 올려놓는 겁니다. 그러면 원래 통째로만 살 수 있었던 걸 잘게 나눠서 살 수 있게 되죠.
제도가 열리는 시점은 2027년 2월입니다. 아직 1년 넘게 남았어요. 그런데 증권사들은 지금 움직이고 있습니다.
왜 지금일까요.
제도가 열려도 처음에는 재미없는 것만 허용됩니다. 기관들끼리 사고파는 펀드, 우량한 사채, 비상장 주식 같은 것들이요. 이미 기존 자본시장에서 다루던 자산들입니다. 새로울 게 없죠.
증권사 입장에서 이건 시험장입니다.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사고 없이 기록이 남는지를 먼저 증명해야 합니다. 금융에서 신뢰는 한 번 깨지면 복구가 안 되니까요.
그 검증을 통과한 다음에 진짜 하고 싶은 걸 꺼내겠다는 겁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미 뮤직카우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음원 저작권 펀드를 운용하는 계약인데, 규모가 400억 원입니다. 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걸 들여다보고 있다고 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흥미로웠어요.
음원만이 아닙니다. 탄소배출권. 태양광 발전소가 앞으로 팔 전력 대금. 선박. 데이터센터. 심지어 부동산 개발 사업까지요. 이런 걸 수만 원 단위로 쪼개서 팔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기관 투자자들만 접근할 수 있었던 실물 자산들이, 커피 몇 잔 값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되는 거죠.
여기서 뒤집어볼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보통 새로운 금융 상품이 나오면 "돈 벌 기회"로 소개되잖아요. 그런데 증권가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이 좀 다릅니다.
배당 받고 이자 받는 것만으로는 시장이 안 커진다는 겁니다. 투자 수익, 즉 사고팔아서 차익을 낼 수 있어야 사람이 모인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야 상품이 늘고, 사람이 늘고, 거래가 활발해지고, 그러면 또 새로운 상품이 나오는 순환이 생긴다는 논리죠. 맞는 말이긴 합니다. 시장은 원래 그렇게 돌아가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 순서가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지금까지 조각투자로 불렸던 것들이 한동안 시끄러웠던 걸 기억하실 거예요. 소유권이 애매하다는 지적, 팔고 싶을 때 살 사람이 없다는 문제. 그런 것들이요.
토큰증권 제도는 그 문제를 정리하려고 만드는 틀입니다. 기록을 분산원장에 남겨서 누가 무엇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분명하게 하자는 거죠.
그건 진전입니다.
다만 그 틀 위에서 처음 마주하게 될 상품들이, 음원 저작권이나 탄소배출권처럼 값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자산이라는 점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내가 산 음원의 저작권료가 왜 지난달보다 줄었는지. 태양광 발전소의 미래 전력 대금이 왜 깎였는지. 이걸 확인하려면 어디를 봐야 하는지.
이런 건 기록이 투명한 것과 다른 종류의 일이에요. 장부가 정확한 것과, 내가 그 자산을 이해하는 것은 다르잖아요.
증권사 관계자는 이걸 패러다임 전환의 출발점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소유권을 기록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는 거라고요.
그 말은 아마 맞을 겁니다. 다만 출발점이라는 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죠.
하나만 남기고 싶습니다.
앞으로 1년 남짓, 새로운 이름의 투자 상품이 계속 등장할 겁니다. 그때 물어볼 질문은 "수익률이 얼마인가"보다 앞서는 게 있어요.
이 자산의 값은 무엇 때문에 오르고 내리는가. 그걸 내가 확인할 방법이 있는가.
답이 안 나오면, 급할 이유가 없습니다. 제도는 이제 시작이고, 시간은 아직 많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