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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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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09:18 · 팟캐스트

집을 옮기지 않으니, 천장에 선풍기를 답니다 🪭

1~8월 서울 부동산 거래 13.5%↓ 이사·올수리 대신 부분시공 늘어 롯데百 수입가구 판매량 15% 쑥 CJ온스타일 실링팬은 304% 급증 실내 분위기 바꾸는 소비 확산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8일 기준으로 나온 유통업계 이야기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한번 상상해봅시다. 주말 아침, 거실 소파에 앉아 천장을 올려다봅니다. 몇 년째 똑같은 천장이죠. 이사를 갈까 싶어 부동산 앱을 열어봤다가, 그냥 닫습니다. 그리고 대신 검색창에 이렇게 칩니다. 실링팬. 이게 올해 유통 데이터에 실제로 찍힌 흔적입니다. CJ온스타일에서 집 일부만 고치는 상품, 이른바 부분 시공 상품 매출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세 배 넘게 뛰었습니다. 실링팬 하나만 보면 네 배 가까이 늘었고요. 욕실 환풍기도 비슷합니다. 전체 리모델링이 아니에요. 천장에 팬 하나 다는 거죠.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요. 같은 기간 서울의 집 거래량은 줄었습니다. 매매든 전세든 월세든, 작년보다 13퍼센트 넘게 빠졌어요. 20만 건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이사를 안 간 거예요. 못 간 건지, 안 간 건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어쨌든 지금 사는 집에 계속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집이 마음에 안 들거든요. 몇 년 살았으니까요. 이사도 못 가고, 집 전체를 뜯어고치기엔 돈도 시간도 부담스럽고. 그럼 뭘 하겠어요. 조명을 바꿔봅니다. 그릇을 새로 사요. 수납장 하나 들여놓습니다. 저는 여기서 좀 걸렸어요. 이게 절약인지, 소비인지 헷갈리더라고요. 이마트에서는 작은 액자 같은 데코 소품이 잘 팔렸습니다. 수납용품도요. 몇만 원짜리들이죠. 부담 없는 가격대라고 업계에서는 표현하더라고요. 그런데 백화점에서는 다른 흐름이 보입니다. 롯데백화점의 라이프스타일 매출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15퍼센트 늘었어요.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그중에서도 대형가전과 수입가구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해요. 이건 몇만 원짜리가 아니잖아요. 백화점 측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가전이나 수입가구는 부피가 커서 눈에 띈다는 거예요. 그래서 디자인이 좋으면 일종의 오브제처럼 기능한다고요. 큰 공사 없이도 집 분위기가 바뀐다는 거죠. 같은 백화점의 리빙 편집숍은 상반기 매출이 1년 만에 절반이나 더 늘었습니다. 그릇과 조명부터 프리미엄 가구까지 파는 곳이에요. 그러니까 이사를 포기한 자리에, 냉장고가 들어오기도 하고 액자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게요. 같은 현상인데 지출 규모는 완전히 다릅니다.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집을 옮기는 일이 어려워졌을 때, 우리는 지금 있는 자리를 더 좋아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걸까요. 아니면 옮기지 못하는 마음을 다른 방식으로 달래고 있는 걸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둘 다인 것 같기도 하고요. 실링팬을 달았다고 이사 계획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다만 그 계획을 미룬 동안, 천장이 좀 덜 답답해지는 거죠. 그게 나쁜 선택이라고 말할 근거는 없습니다. 기업들은 이미 여기에 맞춰 움직이고 있습니다. 팝업스토어를 열고, 브랜드를 들여오고, 대규모 할인전을 엽니다. 수요가 있는 곳으로 가는 거죠.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집을 고치는 소비는 지금 두 갈래로 갈라져 있습니다. 액자 한 장과 수입 가구가 같은 흐름 안에 있어요. 혹시 뭔가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게 어느 쪽인지는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숫자는 롯데백화점과 CJ온스타일, 이마트가 각각 밝힌 자체 실적이고, 거래량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