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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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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13:22 · 팟캐스트

◾ 편의점에서 립밤 사는 사람이 이만큼 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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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 기준으로 나온 이야기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한 번 상상해봅시다. 밤 열한 시. 다음 날 아침에 중요한 약속이 있는데, 쓰던 립밤이 없어졌어요. 화장품 가게는 다 닫았고요. 그래서 집 앞 편의점에 들어갑니다. 계산대 옆 진열대. 거기에 립밤이 있어요. 몇천 원짜리. 일단 사서 나옵니다. 이게 요즘 편의점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더라고요. CU가 화장품을 강화한 점포, 이른바 뷰티 특화점을 천 개까지 늘렸다고 합니다. 지난해 말에 오백 개였던 걸 두 배로 만든 거예요. 원래는 올해 연말까지 채우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석 달쯤 먼저 도착했습니다. 저는 이 '먼저 도착했다'는 부분이 좀 걸렸어요. 기업이 세운 계획이 앞당겨지는 건, 보통 회사가 잘해서가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예상보다 빨리 움직였다는 뜻이죠. 그럼 누가 움직였을까요. 기사는 젊은 소비자층을 얘기합니다. 가격 경쟁력과 접근성. 말은 그렇게 쓰여 있지만, 풀어보면 이런 거예요. 싸고, 가깝고, 작다. 여기서 저는 '작다'에 눈이 갔습니다. 소용량 화장품이요. 왜 작은 걸 살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큰 걸 사서 다 못 쓰고 버린 경험. 내 피부에 맞을지 모르겠는데 큰돈은 못 걸겠다는 마음. 아니면, 그냥 지금 당장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되는 상황. 작게 파는 게 배려일 수도 있고, 큰 걸 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의 선택일 수도 있어요. 같은 상품인데 읽는 방식이 두 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과 좀 다른 일이 하나 벌어집니다. CU가 자기 캐릭터를 화장품 브랜드에 넘겨줬어요. CU프렌즈라는 캐릭터인데요. 이걸 페리페라라는 브랜드가 받아서 상품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그 상품은 CU에서 팔지 않아요. 올리브영 같은 다른 곳에서 팔립니다. 편의점이 자기 캐릭터를 뷰티 브랜드에 주고 상품화하는 건 업계에서 처음이라고 하네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편의점이 편의점 밖으로 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이름을 파는 곳으로요. 일본이랑 캐나다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계산대 옆에서 집어 드는 립밤은, 회사 입장에서는 시작점인 거예요. 검증이죠. 여기서 팔리면 다음 단계로 간다. 저는 이 대목에서 잠깐 멈췄습니다. 밤 열한 시에 급해서 들어간 편의점. 그 순간의 다급함은 아주 개인적인 일이잖아요. 근데 그게 모이면 데이터가 되고, 그 데이터가 매장 천 개를 만들고, 캐릭터를 해외로 보냅니다. 나쁜 일이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필요할 때 가까이 있는 게 나쁠 리가 없죠. 다만 우리의 급함이 누군가의 전략이 된다는 건, 알고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만 남기겠습니다. 편의점 화장품 코너 앞에 서면, 한 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어요. 내가 지금 이걸 급해서 사는 건지, 아니면 여기까지 와 있어서 사는 건지. 답이 뭐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그 차이를 아는 사람이, 자기 돈을 조금 더 잘 쓰는 것 같더라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