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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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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18:14 · 팟캐스트

한국에 700억 달러 넣은 운용사가 "배당세 45%는 너무 높다"고 했습니다 💸

[첫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개막] 캐피털그룹 “세제개편 통해 밸류업” 뱅가드 “ISA로 장기투자 유도해야” 韓 시장 정책일관성 유지 등 강조 李대통령 “매력적 시장 만들겠다” 이억원 “국가대표 글로벌 IR 육성”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8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연단에 미국 자산운용사에서 온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올라섭니다. 객석에는 한국의 대통령과 금융위원장, 거래소 이사장이 앉아 있죠. 그런데 이분이 마이크를 잡고 하는 말이, 한국 세율을 반 토막 내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 주식을 30년 넘게 사온 회사입니다. 누적으로 700억 달러. 한국 시장에 이만큼 돈을 넣어본 곳이 몇 군데 없어요. 이분 이야기의 핵심은 이랬습니다. 한국에서 배당을 많이 받으면 세금이 절반 가까이 나간다. 그러면 회사 대주주 입장에서 배당을 늘릴 이유가 없다는 거죠. 자기 손에 들어오는 돈이 얼마 안 되니까요. 그래서 소액주주가 배당을 늘려달라고 해도, 정작 가장 많이 받을 사람이 시들한 겁니다. 세금 구조가 그렇게 만들어놨다는 얘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낯설었어요. 보통 이런 자리에 온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 매력적이다", "거버넌스가 개선됐다" 같은 말을 하잖아요. 이번에도 칭찬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상법 개정을 두고는 다들 좋게 봤어요. 그런데 그 다음이 달랐습니다. 오크트리캐피탈에서 온 분은 이렇게 말했어요. 시장이 떨어진다고 정책 방향을 바꾸지 말라고. 공매도 금지가 반복돼온 걸 예로 들면서, 공매도는 악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락장에서 주식 파는 사람들도 악이 아니라고요. 이 말이 왜 나왔을까요. 제가 이해한 건 이렇습니다. 이 사람들이 원하는 건 좋은 정책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정책이라는 거예요. 규칙이 좋은지 나쁜지보다, 그 규칙이 내년에도 그대로 있을지가 더 중요한 거죠. 그러니까 지금 한국이 받고 있는 평가는 "많이 나아졌다"인데, 동시에 "그래서 이게 계속 갈 건지 모르겠다"인 겁니다. 뱅가드에서 온 분은 조금 다른 얘기를 했습니다. 시장 접근성이 좋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 투자 자본이 같이 들어와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를 언급했습니다. 이게 흥미로운 지점이에요. 외국 기관투자자가 한국 개인투자자의 계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잖아요. 왜 그럴까. 자기들 같은 외국인 돈만 들어와서는 시장이 안정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안에서 오래 버티는 돈이 있어야, 밖에서 들어온 돈도 마음 놓고 머물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보면 이 이야기가 갑자기 좀 가까워집니다. 여러 해 묻어두는 계좌 하나가 남의 일이 아니게 되는 거예요. 모건스탠리에서 온 분은 아쉬운 점을 짚었습니다. 한국에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를 줄 만한 기업공개가 충분하지 않다고요. 중소형 기업에도 관심이 갈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명으로 거론됐어요. 주주환원 계획이 "얼마를 돌려주겠다"는 발표에서 그치면 안 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사업 모델, 앞으로 몇 년간 돈을 얼마나 쓸 건지, 어떤 재무구조를 유지할 건지, 번 돈을 어디에 쓸 건지가 같이 나와야 한다는 거죠. 제 마음에 걸린 건 이 부분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요구하는 건 결국 설명이에요. 돈을 더 달라는 게 아니라, 어디로 갈지 알려달라는 겁니다. 배당세율을 낮추자는 것도 그래요. 세금을 깎아주자는 주장으로만 들리면 논쟁이 됩니다. 실제로 누가 이득을 보느냐를 두고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죠.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고배당 기업에 한해 낮은 세율을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분들 보기엔 그것도 여전히 높다는 거고요. 이게 맞는지 틀린지 저는 모릅니다. 세제는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한지를 따져야 하는 문제니까요.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였어요. 한국 시장을 오래 봐온 쪽에서 지금 던지는 질문이 "좋아졌느냐"가 아니라 "계속 갈 거냐"라는 점입니다. 개막식 축사에서 대통령은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고, 금융위원장은 이 행사를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거래소는 결제 주기 단축을 추진하겠다고 했고요. 약속은 나왔습니다. 남은 건 시간이 확인해줄 부분이죠.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시장을 보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건 나쁜 규칙이 아니라, 자꾸 바뀌는 규칙이라는 것. 이건 시장 밖에서도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어떤 판단을 하려면, 내일도 같은 기준이 서 있을 거라는 믿음이 먼저 있어야 하니까요. 이 행사는 3주간 이어집니다. 오늘 나온 제언들이 어떻게 다뤄지는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