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14:00 · 팟캐스트
1500만 명 돌파, 작년보다 두 달 빨랐습니다 🛄
1500만 돌파, 두 달 앞당겨져 관광 카드소비도 14조 역대최고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관광 통계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한 번 상상해보시겠어요. 지방 소도시의 작은 국제공항. 하루에 비행기 몇 편 안 들어오던 그런 곳입니다. 아침에 문을 열었더니 캐리어 끄는 소리가 유리문 밖에서 들려옵니다. 들리는 말이 한국어가 아니에요.
이런 장면이 지금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예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이 천오백오만 명입니다. 역대 최대예요. 그런데 저는 이 숫자보다 다른 게 더 눈에 들어왔어요.
한국에 오는 외국인 넷 중 한 명 이상이, 이제 인천을 거치지 않습니다. 지방 공항이나 항만으로 바로 들어와요. 지방 공항만 따로 보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거의 사십 퍼센트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요.
예전에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하면 코스가 정해져 있었잖아요. 인천으로 들어와서, 서울 명동 돌고, 경복궁 보고, 다시 인천으로 나가는. 그 바깥에 있는 도시들은 관광지가 아니었어요. 그냥 지나가는 곳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그 지나가는 곳이 목적지가 되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 조금 뒤집어 볼 대목이 있어요.
사람이 많이 왔다는 얘기는 보통 좋은 뉴스로만 다뤄지거든요. 그런데 쓴 돈을 보면 좀 다른 게 보입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외국인이 관광 쪽에 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십사조 원을 넘었어요. 사람은 이십 퍼센트 남짓 늘었는데, 돈은 오십 퍼센트 가까이 늘었습니다.
사람 늘어난 속도보다 돈 늘어난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른 거예요.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한 명이 예전보다 훨씬 많이 쓰고 간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반대로 보면, 한국에서 쓰는 돈이 그만큼 비싸졌다는 뜻일 수도 있어요. 통계만 봐서는 어느 쪽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그리고 하나 더요.
중국에서 온 사람이 사백팔십만 명대입니다. 일본, 대만까지 합치면 거의 구백만 명이에요.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습니다. 이 셋이 늘면 전체가 좋아 보이고, 이 셋이 흔들리면 전체가 흔들려요.
우리는 몇 년 전에 이걸 이미 겪었잖아요. 한 나라와의 관계가 어긋나자마자 관광 통계가 반토막 났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건 서울의 큰 호텔이 아니었어요. 갑자기 손님이 사라진 동네 가게들이었죠.
지금 지방 공항 앞에 문을 여는 가게들이 있을 겁니다. 환전소, 게스트하우스, 식당. 지금 들어오는 손님을 보고 결심한 사람들이요.
이 사람들 입장에서 이 뉴스는 좋은 소식일까요, 위험한 소식일까요. 저는 둘 다라고 생각해요. 지금 손님이 오는 건 분명한 사실이고요, 그 손님이 어디서 오는지가 한쪽으로 쏠려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요.
기록이 깨졌다는 것보다, 손님이 들어오는 문이 여러 개로 늘어났다는 걸 봐주셨으면 합니다. 문이 여러 개면 한 곳이 닫혀도 버틸 수 있으니까요. 지금 늘어나고 있는 게 사람 숫자인지, 아니면 그 문의 개수인지. 그게 앞으로 몇 년을 가를 것 같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