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16:39 · 팟캐스트
2.3%로 빌려서 18%로 빌려줬습니다 🥩
회장일가 대부업체 14곳에 2983억 원 공급 정상금리보다 낮춰 이자비용 217억 원 절감 점주엔 연 12~18%…부실 위험은 본사가 부담 ‘쪼개기 설립’ 적발…과징금 총 148억 원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갈비집을 열기로 마음먹은 어느 날이에요. 상권도 보고, 간판도 보고, 결심을 하죠. 그런데 창업자금이 부족해요.
가맹본부 직원이 옆에 앉아서 말합니다. "저희가 대출 알선해 드립니다." 서류도 그 직원이 챙겨주고, 상담도 그 직원이 해줘요. 계약서까지 그 손을 거쳐 갑니다.
그래서 믿었을 거예요. 본사가 도와주는 거니까요.
그런데 그 대출, 어디서 나온 돈일까요.
명륜진사갈비 가맹본부 명륜당이 처음에는 창업자금을 무이자로 직접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2021년 말부터 방식이 바뀌었어요. 회장과 친족이 지분 대부분을 가진 대부업체를 세우고, 그 업체들을 통해서 돈을 빌려주기 시작합니다.
명륜당이 그 대부업체들에 넘긴 돈은 2,983억 원. 적용 금리는 연 2.3%나 4.6%였어요.
그 돈이 가맹점주에게 갈 때는 금리가 달랐습니다. 최대 연 18%까지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2%대로 받아온 돈이 18%가 되어서 나갔다는 거잖아요. 그 사이에 있는 건, 회장 일가 이름이 적힌 회사 열네 곳이고요.
그런데 그 회사들이 어떤 곳이었냐면요. 상주 직원이 없는 곳도 있었고, 대표 포함해서 한 명인 곳도 있었습니다. 대부업 등록하려고 한 평 남짓한 공유오피스를 빌린 곳도 있었어요.
그런 회사가 백억 원대 자금을 굴렸습니다.
왜 열네 개로 쪼갰을까요.
대부업체 자산이 백억 원을 넘으면 금융위원회에 등록하고 규제를 받아야 합니다. 공정위는 각 회사를 백억 원 아래로 유지하려고 일부러 나눠 세웠다고 봤어요. 이걸 '쪼개기 설립'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건 18%라는 금리 자체가 아니에요. 그 금리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게 아니라고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어요. 가맹희망자에게 주는 정보공개서의 '신용 제공 및 알선 내역' 칸에, 명륜당은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적었습니다. 직원이 상담하고 계약까지 도왔는데요.
대부업체가 회장 일가 소유라는 사실도, 상환 방식도 충분히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상환 방식도 좀 특이했어요.
점주가 원육을 받을 때 패키지 가격에 원리금이 붙었습니다. 고기값 안에 대출 이자가 섞여 들어간 거죠. 명륜당이 매월 정산해서 대부업체에 전달했고요.
그러니까 점주 입장에서는, 내가 지금 고깃값을 내고 있는 건지 이자를 내고 있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되는 구조였을 거예요.
부실 위험은요, 명륜당이 떠안았습니다. 점주가 못 갚으면 본사가 대신 갚는 약정이 있었어요. 대부업체는 위험 없이 이자만 받는 자리에 있었던 거죠.
제가 이 사안에서 가장 마음에 걸린 건, 신뢰의 방향이에요.
점주들은 본사를 의심할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오히려 본사가 직접 챙겨주니까 더 안심했을 수도 있죠. 그 신뢰가, 구조를 보이지 않게 만드는 데 쓰였다면요.
판단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그 지점이 남았어요.
지금은요. 지난해 12월 이후 점주 적용 금리가 4.6%로 내려갔고, 열네 개 업체는 신규 대출을 멈춘 상태라고 합니다. 공정위는 명륜당과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어요.
하나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아요.
가맹계약 전에 받는 정보공개서에는 '신용 제공 및 알선 내역'이라는 칸이 있습니다. 거기가 비어 있다고 해서, 실제로 아무 일도 없다는 뜻은 아닐 수 있다는 것. 그 대출, 누구 돈인지 한 번은 물어봐도 됩니다.
가맹거래 관련 상담은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