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13:51 · 팟캐스트
2007년에도 걸렸던 설탕값, 올해 또 걸렸습니다 🍬
5년 내 2회 이상 적발 땐 영업정지·등록취소 석유·의약품·전기공사·운송 등 17개 업종 대상 처분시효 최대 12년→15년으로 연장 가격재결정명령 법제화…자진신고자도 적용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 국회에서 나온 소식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상상해봅시다 — 마트 계산대 앞이요. 설탕 한 봉지, 밀가루 한 봉지. 별생각 없이 담았던 그 물건들 값이, 사실은 누군가 미리 맞춰놓은 가격이었다면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설탕은 2007년에 제당 회사들 담합이 적발됐고, 올해 또 적발됐습니다. 밀가루도 2006년에 걸렸고, 올해 다시 걸렸습니다. 같은 품목, 같은 방식으로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20년 전에 한 번 혼났는데, 왜 또 하지, 하고요.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죠. 담합으로 얻는 이익이 있고, 걸렸을 때 내는 과징금이 있습니다. 앞쪽이 더 크다면, 그건 위험이 아니라 비용이 되거든요. 계산이 서는 일이 되는 거죠.
그래서 당정이 꺼낸 게 이번 대책입니다. 5년 안에 두 번 담합하면, 이제 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영업정지, 심하면 등록취소까지 요청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돈을 뺏는 게 아니라, 장사를 못 하게 만드는 거죠.
대상은 열일곱 개 업종입니다. 소방시설, 전기공사, 석유, 의약품, 폐기물, 버스와 화물차. 목록을 보다가 알았어요. 전부 우리 생활에 바로 닿는 일들이잖아요.
그런데 예상 밖인 대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제도, 완전히 새로운 게 아니거든요. 건설업에는 이미 있었습니다. 반복해서 걸리면 등록을 아예 말소할 수 있게요.
있는 줄도 몰랐던 장치를, 이제 다른 업종으로 넓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건 발명이 아니라 확장이에요.
또 하나. 뒤늦게 찾아내도 처벌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립니다. 최대 열두 해에서 열다섯 해로요. 담합은 원래 잘 안 드러나거든요. 몇 년 지나서야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까, 시간을 좀 더 벌어두겠다는 거죠.
가장 눈에 들어온 건 다른 조항이었어요. 담합으로 올려놓은 가격을, 원래 경쟁했다면 나왔을 수준으로 다시 정하라고 명령할 수 있게 한다는 부분이요.
그게 왜 중요한가 하면 — 지금까지는 과징금을 내고 나면 가격은 그대로 뒀거든요. 벌은 받았는데, 올려놓은 값은 남아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 값을 계속 내는 건 결국 소비자였고요.
자진신고한 기업에 주던 혜택도 손봅니다. 과징금 깎아주는 건 유지하지만, 가격 다시 정하라는 명령까지 빼주는 건 없애기로 했어요. 신고는 신고고, 되돌려놓는 건 별개라는 거죠.
물론 이건 아직 발표 단계입니다. 법을 바꿔야 하고, 실제 처분은 각 업종을 맡은 부처가 내립니다. 공정위가 요청하고, 부처가 결정하는 구조요.
그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남는 건 이 질문이에요. 벌금으로 안 되면, 그다음은 뭐여야 할까. 영업을 못 하게 하는 건 꽤 센 수단이잖아요. 일하는 사람들도 있고, 거래하던 곳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답을 못 내렸습니다. 다만 20년 만에 같은 담합이 또 나왔다는 사실은, 뭔가 안 먹혔다는 뜻이긴 하죠.
오늘 하나만 남겨드릴게요.
담합 뉴스는 기업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값을 치른 쪽은 계산대 앞에 서 있던 사람들입니다. 이번 대책에서 가격을 되돌리라는 조항이 들어간 이유도 거기에 있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