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20:25 · 팟캐스트
2028년까지 매년 170억 달러 사겠다더니, 7개월간 39억 달러 🚜
■미중 600억弗 관세 인하 美, 소형가전·장난감 등 77개 품목 中, 미국산 석탄 포함 1619개 내려 디젤값 올라 돌아선 美 농심 잡고 내수 침체 겪는 중국도 활로 찾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8일 기준으로, 미국 백악관이 이틀 전 공개한 관세 인하 품목 목록을 놓고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상상해봅시다. 12월 초, 미국 어느 마트의 장난감 코너. 아이 손을 잡은 부모가 가격표를 보고 잠깐 멈춰 섭니다. 작년보다 올랐네. 그리고 다시 내려놓죠.
그 가격표에 붙어 있던 게 관세였습니다.
이번에 미국이 관세를 내리기로 한 품목들을 보면 좀 의외예요. 전자레인지, 전동면도기, 커피 메이커, 토스터기. 축구공, 야구공, 보온병. 플라스틱 주방용품, 모직 담요, 유아용 카시트.
거창한 게 하나도 없죠. 그냥 집에 있는 물건들이에요.
반대로 중국이 관세를 내리기로 한 건 MRI, 수술로봇, 초음파 진단기 같은 의료기기. 그리고 밀, 옥수수, 돼지고기, 소고기, 연어, 참치, 랍스터, 위스키, 치즈.
이것도 거창하지 않아요. 농장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이 협상은 반도체나 인공지능 같은 데서 벌어진 게 아니었어요. 토스터기와 랍스터 사이에서 벌어진 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미국 쪽 사정을 보면 이해가 갑니다. 11월 3일에 중간선거가 있어요. 농어민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정 지지층인데, 요즘 미국 디젤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트럭에 기름 넣는 사람들이 농어민이거든요. 등을 돌릴 조짐이 보였다는 거예요.
그러니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주는 게 급했습니다.
중국 쪽도 마찬가지예요. 내수가 부진해서 기업들은 가격 출혈 경쟁을 하고, 실업률은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잘 만드는 게 경공업 제품인데, 그동안 미국 관세 때문에 그 판로가 좁아져 있었어요.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리는 셈이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양쪽 다 국내 민심 때문에 움직였다는 겁니다. 무역 협상인데, 실제로 보고 있는 건 상대국이 아니라 자기 나라 안쪽이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숫자를 보면 좀 다른 그림이 나와요. 중국은 2028년까지 매년 미국 농산물을 170억 달러어치씩 사겠다고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실제로 사들인 건 88억 달러. 절반 정도죠.
여기서 대두를 빼면, 대두는 따로 약정된 품목이라서요, 나머지 농산물은 39억 달러밖에 안 됩니다.
목표의 4분의 1도 안 되는 셈이에요.
그러니까 이번 관세 인하는 새로운 걸 여는 조치라기보다, 이미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던 걸 어떻게든 채워보려는 시도에 가까워 보입니다.
석탄 얘기도 비슷해요. 백악관은 중국이 내년과 2028년에 걸쳐 최소 1000만 톤 이상의 석탄을 수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는데, 중국 상무부 설명 자료에는 그 숫자가 안 나옵니다. 석탄 관세를 인하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말만 있어요.
같은 회담을 두 나라가 다르게 설명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남는 게 뭘까요.
저는 이번 합의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게 품목 목록이 아니었어요. 분기당 한 번 이상 회의를 하기로 했다는 대목입니다. 미국 재무장관, 무역대표부 대표,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수석 대표를 맡아서요.
정기적으로 만나기로 했다는 건, 한 번에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양쪽이 인정한 거죠.
기억하실 것 하나만 남기겠습니다.
이번에 관세가 내려가는 규모는 5월 합의까지 합쳐서 600억 달러입니다. 큰돈처럼 들리는데, 양국 전체 교역액의 14.5% 정도예요. 열 중에 하나 조금 넘게 풀린 겁니다.
나머지는 그대로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