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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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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09:38 · 팟캐스트

4년 3개월간 463명, 그중 362명이 같은 크기의 일터에서 일했습니다 🧯

2022년~올해 1분기 이주노동자 산재 3만8807명 전체 산재 74.9%가 50인 미만 사업장서 발생 외국인 취업자 78.9%도 50인 미만 사업장 근무 일부 농·어업 산재보험 제외…“사각지대 해소해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에 국회에서 공개된 자료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볼게요. 지난 2월, 전북 고창의 한 축산농장. 한 사람이 일을 하다가 손가락이 절단됐습니다. 이주노동자였어요.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이 좀 이상합니다. 병원비를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가 애매해진 거예요. 농장주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시겠어요. 손가락을 잃었는데, 그 다음에 서류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 이 사람은 아마 한국에 오기 전에 계약서에 서명을 했을 겁니다. 고용허가를 받는 절차가 있고, 그 절차 안에 사업주가 보험에 들었다는 확인이 들어갑니다. 근데 여기에 빈틈이 하나 있어요. 농어업 쪽 일부 소규모 사업장은 산재보험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대신 "가입하겠습니다"라는 확약서를 내면 되도록 해놨습니다. 2022년에 만든 제도예요. 확약서는 약속입니다. 약속은 지켜졌는지 확인해야 의미가 있죠. 그 확인이 어디까지 이뤄지는지, 이번 일이 물음표를 남겼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은 서류상으로는 보호받는 사람이었어요. 실제로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요. 이게 한 농장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기상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가 있어요.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일하다 숨진 이주노동자가 463명입니다. 사고로 숨진 경우와 일 때문에 병을 얻어 숨진 경우를 합친 숫자예요. 4년 남짓한 기간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자료에서 더 오래 들여다본 건 사망자 수가 아니었어요. 어디서 숨졌느냐, 그 부분이었습니다. 열 명 중 여덟 명 가까이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나왔습니다. 부상까지 포함해도 비슷해요. 산재를 입은 이주노동자 네 명 중 세 명이 그런 규모의 일터에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뒤집어볼 대목이 있어요. 이 숫자를 처음 보면 "작은 사업장이 더 위험하구나" 하고 정리가 됩니다.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국가데이터처 조사를 같이 놓고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외국인 취업자 열 명 중 여덟 명 가까이가 애초에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이 두 비율이 거의 겹칩니다. 그러니까 이건 "작은 데가 유난히 위험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주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곳이 거의 거기밖에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선택지가 좁다는 거죠. 작은 사업장을 나쁘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런 곳은 안전관리를 전담할 사람을 따로 둘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장님도 같이 현장에서 일하는 데가 많고요. 여기에 하나가 더 겹칩니다. 언어예요. 안전교육을 받아도, 안전수칙이 적힌 표지판을 봐도, 그게 모국어가 아니면 정보가 절반쯤 흘러내립니다. 기계 앞에서 반 박자 늦게 반응하는 일이 생겨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위험한 일터에 배치되고, 그 일터에서 쓰는 언어를 완전히 알아듣기 어렵고, 사고가 났을 때 보상 체계에서도 빈틈에 놓일 수 있다는 거. 세 가지가 같은 방향으로 겹쳐 있잖아요. 최기상 의원은 사업장 규모나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모든 외국인 고용사업장에 안전보건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산재보상보험법 시행령 같은 관련 법령도 정비해야 한다고 했고요. "이주노동자 단 한 명도 일하다가 사망해서는 안 된다." 이 말을 썼습니다. 당연한 문장이죠. 당연한 문장을 국회에서 다시 말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남습니다. 오늘 하나만 남기고 싶어요. 463명이라는 숫자는 사실 잘 안 잡힙니다. 너무 커서요. 대신 이걸 기억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손가락을 잃은 다음에 서류를 확인해야 했던 사람. 이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 보험 가입 여부는 사고가 난 뒤에 알아내는 게 아니라, 일을 시작하기 전에 확인이 끝나 있어야 하는 정보잖아요. 그게 제도가 하는 일이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