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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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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18:49 · 팟캐스트

6,889.74. 코스피가 7000선 아래로 다시 내려앉았습니다. 그런데 더 조용한 숫자는 0.50%입니다

3월 1.74% 이후 6개월째 내리막 개인·외인 9월 16조원대씩 ‘팔자’ 고금리에 관망… 7000선 다시 붕괴 30일 美PCE·마이크론 실적 분수령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8일, 코스피가 다시 7000선 아래로 내려앉은 날의 이야기입니다. 한 번 상상해 보시겠어요. 주말 오후, 증권사 앱을 켰다가 그냥 닫습니다. 잔고는 그대로예요. 팔 이유도, 살 이유도 딱히 안 떠오르고요. 그렇게 앱을 닫는 사람이 지금 아주 많습니다.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수치가 하나 있어요. 코스피 회전율이라는 건데요, 쉽게 말하면 시장에 풀린 주식이 하루에 얼마나 손을 바꾸는지 보는 지표입니다. 이게 지난 3월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여섯 달 내내 한 번도 반등 없이 내려왔어요. 여섯 달이요. 계절이 두 번 바뀌는 시간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보통 시장이 나쁘면 거래가 늘잖아요. 무섭게 팔거나, 싸다고 담거나. 근데 지금은 그게 아니에요. 그냥 안 움직이는 겁니다. 봄에 잠깐 뜨거웠던 기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실 거예요. 오르면 사고, 내리면 또 사고. 손이 계속 바빴죠. 그러다 어느 순간 손이 멈춥니다. 왜 멈추냐. 이유가 좀 슬픈데요. 많은 분들이 자기가 산 가격을 기억하고 있어요. 주가가 거기까지 겨우 올라오면, 그때 팝니다. 이익을 내려고 파는 게 아니라 본전에 나오려고 파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시장에서 나오는 매물은 욕심이 아니라 안도예요. 드디어 빠져나왔다는 안도. 이걸 누가 탓할 수 있을까요. 저는 못 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좀 뒤집어 보면 이상한 지점이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안 사는 게 아니에요. 증권사 계좌에 잠자고 있는 대기 자금이 지금도 100조 원을 넘습니다. 언제든 주식을 살 수 있는 돈이 그만큼 쌓여 있는 거죠. 돈은 있어요. 그런데 안 나갑니다. 이게 무슨 상태냐면, 지갑을 들고 가게 앞에 서 있는 겁니다. 살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에요. 지금 사도 되는지 확신이 안 서는 거죠. 한동안 시장을 받쳐주던 게 있었어요. 큰 기업들이 자기 주식을 되사는 자사주 매입. 이게 지금 대부분 끝나가고 있습니다. 8할 넘게 진행된 곳도 있어요. 받쳐주던 손이 슬슬 내려가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시장은 뭘 기다리는 중이냐. 두 가지예요. 하나는 미국 물가 지표. 금리가 더 오를지 아닐지 가늠할 수 있는 신호죠. 또 하나는 기업들이 실제로 얼마를 벌었는지, 앞으로 얼마를 벌 것 같다고 말하는지입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이 이런 말을 했어요. 금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금리를 이길 만한 이야기가 뭐냐가 중요하다고요. 저는 이 표현이 오래 남았습니다. 금리는 바깥 날씨 같은 거예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근데 날씨가 나빠도 나가야 할 이유가 있으면 우산 쓰고 나가잖아요. 지금은 그 이유가 안 보이는 겁니다. 나쁜 소식이 넘쳐서가 아니라, 나갈 이유가 딱히 없어서 앉아 있는 거예요. 하나만 남기고 싶어요. 거래가 줄었다는 건 시장이 죽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판단을 미루고 있다는 뜻이에요. 멈춰 있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거든요. 지금 앱을 켜고 그냥 닫는 그 행동도,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니라 기다리기로 한 겁니다. 그게 옳은지 아닌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다만 지금 그러고 있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건, 알아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