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9.28 19:41 · 팟캐스트

HMM 매각은 멈췄는데, 증권사들은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

산은·해진공 공적자금 회수 카드로 내년초께 주주환원 계획 수립 예상 10조 넘는 유동성에 ‘2조+α’ 가능성 대형 IB 주관사 수임 물밑 검토 착수 현금 충분하나 29조 투자 계획 변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9월 28일에 나온 이야기 하나를 가지고 왔어요. 한 번 상상해봅시다. 오래 준비한 집을 팔려고 내놨는데, 집 보러 오겠다는 사람은 있어요. 그런데 정작 파는 쪽이 준비가 안 돼요. 서류가 안 끝났다거나, 다른 급한 일이 겹쳤다거나. 그러면 어떡할까요. 일단 집값을 좀 올려놓고, 그 사이에 급한 돈은 다른 데서 당겨쓰죠. HMM 이야기입니다. 이 회사 주인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예요. 나랏돈이 들어간 회사거든요. 예전에 어려웠을 때 공적자금을 넣어서 살려냈고, 그래서 이제는 팔아서 그 돈을 돌려받아야 하는 입장이에요. 올해 초에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어요. 산업은행 쪽에서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고 나면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고 했고, 실제로 5월에 그 절차가 끝났거든요. 전제 조건은 충족된 셈이죠. 포스코, 하림, 동원 같은 회사들도 계산기를 두드려봤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은 연내 매각이 사실상 어렵다는 말이 나옵니다. 중동 쪽 불안이 길어지고, 정부가 챙겨야 할 다른 일들도 쌓여 있고요. 파는 쪽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카드가 올라왔어요.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여서 없애는 방법이요. 자사주 공개매수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하면 회사가 자기 지분을 돈으로 되사가는 겁니다. 주식 수가 줄어드니까 남은 주식의 값은 올라가고, 대주주는 판 만큼 현금을 손에 쥐게 되죠. 이건 처음이 아니에요. 지난해에 이미 한 번 했습니다. 2조 원 규모였어요. 그리고 이번에 거론되는 규모는 그보다 더 큽니다. 회사가 쥐고 있는 현금 여력이 10조 원을 넘는다고 하니까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회사가 공식적으로 밝힌 계획에는 이 이야기가 없거든요. 7월에 발표한 중장기 계획은 배를 더 사고 해외 터미널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었어요. 2030년까지 29조 원을 쓴다고 했죠. 3월에는 주주환원 방침도 따로 내놨고요. 즉, 회사의 공식 문서에는 "2차 자사주 매입"이라는 항목이 없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이미 증권사들이 주관사 자리를 노리고 사전 검토에 들어갔다고 해요. 지난해 그 일을 맡았던 곳이 또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오고요. 회사의 계획서보다 시장의 예측이 앞서가고 있는 모양새죠. 그래서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이 결정은 누구를 위한 걸까요. 물론 주가가 올라가면 일반 주주들도 이득을 봅니다. 그건 맞아요. 그런데 이 카드가 지금 검토되는 이유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건전성을 개선해야 하고 정부가 공적자금을 더 돌려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주주환원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출발점은 대주주의 사정이라는 뜻이죠. 그리고 하나 더. 이 회사에 들어간 돈은 원래 우리 세금이었어요. 그러니까 회수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미룰 일도 아닙니다.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가 참 어려워요. 기억하실 건 하나입니다. 어떤 회사의 주주환원 발표를 볼 때, 그게 어디서 시작된 얘기인지를 한 번 확인해보시면 좋겠어요. 회사가 스스로 세운 계획인지, 아니면 대주주의 다른 필요에서 나온 선택인지. 결과가 같아 보여도 그 다음이 다를 수 있거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