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 09:08 · 팟캐스트
기술수출 대신 도입, HLB는 1년 9개월 만에 FDA 문을 열었습니다 🔑
■HLB, K항암제 첫 FDA 승인 美자회사 엘레바 개발하던 항암제 임상 자산 도입 후 허가·심사 주도 1년 9개월만에 직접 항암 신약 허가 美담관암 치료제 시장 1500억 규모 4분기 출시 추진…유럽허가도 신청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지난 9월 23일, 미국 현지 시간으로 FDA 승인이 난 소식을 가지고 왔습니다. 소식 자체는 나흘 지났지만, 이 이야기는 조금 천천히 들어야 할 이야기라서요.
상상해봅시다. 담관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1차 치료를 받았어요. 그런데 잘 듣지 않았습니다. 담당 의사가 유전자 검사 결과지를 들고 들어옵니다.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환자가 듣는 말은 두 가지 중 하나예요. "그래서 쓸 수 있는 약이 있습니다." 아니면 "그래서 쓸 수 있는 약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이 두 번째 말을 듣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담관암은 흔한 암이 아니거든요. 미국에서도 1년에 새로 진단받는 사람이 8천 명 정도예요. 그중에서도 이 유전자 변이가 있는 사람은 또 일부고요. 이 정도 규모면, 제약회사 입장에서 계산기를 두드렸을 때 숫자가 잘 안 맞습니다.
그래서 이런 병에 쓰는 약을 희귀질환 치료제라고 부르는데요. 저는 이 말이 좀 이상하게 들려요. 병이 희귀한 게 아니라, 그 병에 걸린 사람의 수가 적다는 뜻이잖아요. 그 사람 입장에서는 하나도 희귀하지 않죠. 본인한테는 백 퍼센트인 일이니까요.
이번에 승인된 약은 그 좁은 자리를 겨냥한 약입니다.
여기서 조금 뒤집어볼 대목이 있어요.
우리가 흔히 알던 그림은 이랬습니다. 국내 회사가 약을 만든다. 잘 될 것 같으면 큰 해외 제약사에 기술을 팔아넘긴다. 그다음은 그 회사가 알아서 한다. 허가도 그쪽이 받고, 판매도 그쪽이 하죠.
이번은 방향이 반대였습니다. 해외에서 개발 중이던 약의 권리를 가져와서, 허가 신청부터 심사 대응까지 국내 회사의 미국 자회사가 직접 했어요. 그리고 승인을 받았습니다. 권리를 가져온 지 대략 1년 9개월 만입니다.
파는 쪽에서 사는 쪽으로. 넘기는 쪽에서 끌고 가는 쪽으로. 그게 이번 일의 진짜 지점 같아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승인이 났다는 건 시작이라는 뜻이잖아요. 끝이 아니고요. 약이 실제로 환자 손에 닿기까지는 또 다른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출시는 올 4분기 예정이고, 보험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의사들이 이 약을 알고 처방하는지, 유전자 검사를 미리 받는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이런 것들이 다 걸려 있어요.
게다가 같은 표적을 겨냥한 약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없던 선택지가 생겼다"기보다는 "선택지가 하나 늘었다"에 더 가까워요. 임상에서 종양이 줄어든 환자는 절반이 조금 안 됐고요.
절반이 조금 안 됐다는 말은, 나머지 절반에게는 듣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렇죠.
그래도 저는 이 소식을 좋게 봅니다. 왜냐하면 선택지가 하나 늘어난다는 건, 그 하나가 맞는 사람에게는 전부니까요.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걸 남기고 싶어요.
이번 일의 핵심은 새 약이 나왔다는 게 아니라, 방향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만들어서 넘기는 게 아니라, 가져와서 끝까지 끌고 가는 것. 이게 한 번 되면, 다음 번에는 조금 더 쉬워지겠죠.
그리고 혹시 가족 중에 담관암 치료를 받고 계신 분이 있다면, 유전자 검사 결과를 담당 의사와 한 번 확인해보시는 것 정도는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판단은 의료진의 몫이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