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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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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 20:37 · 팟캐스트

내년 4월, 은행 문 앞에서 30분 더 기다립니다 🚪

금융노사 교섭 5개월 만에 잠정 합의 은행 점포 오전 9시→9시 30분 개점 국책은행 지방 이전은 포함 안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28일, 어제 나온 소식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상상해봅시다. 평일 아침, 은행 문 앞입니다. 9시 조금 넘었는데 벌써 대기표가 열 몇 번째. 앞에 서 있는 분은 서류 봉투를 들고 계시고, 그 뒤 분은 계속 시계를 보고 있어요. 다들 회사 가기 전에, 혹은 점심시간 쪼개서 온 사람들입니다. 이 그림이 내년이면 조금 달라집니다. 금융노조와 사용자 측이 어제 잠정 합의를 했습니다. 2027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 문 여는 시간이 오전 아홉 시에서 아홉 시 삼십 분으로 늦춰집니다. 닫는 시간은 그대로예요. 그러니까 대면으로 창구 열어두는 시간이 삼십 분 줄어드는 겁니다. 노조 위원장은 이걸 "건국 이래 최초의 은행 영업시간 단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왜 늦추느냐. 노조 측 설명은 이렇습니다. 문 열기 전에 준비할 게 많아졌다는 거예요. 금융 상품 설명해야 할 것도 늘고, 소비자 보호 절차도 까다로워졌고. 그 준비를 제대로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말이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준비 없이 문 열어서 잘못 설명하면 그 피해는 결국 고객에게 가니까요. 그런데 동시에, 아침 아홉 시에 은행 문 앞에 서 있던 그 사람들 생각이 났습니다. 여기서 한 번 뒤집어 볼 지점이 있어요. 이번이 처음이 아니거든요. 코로나 때 은행들이 영업시간을 줄였습니다. 아홉 시 삼십 분에 열고 세 시 삼십 분에 닫았어요. 그리고 2023년 1월에 원래대로 돌렸죠. 그때 여론이 꽤 시끄러웠습니다. 다시 늘려라, 왜 너희만 편하냐. 그러니까 이번 합의는, 그때 되돌렸던 걸 사 년쯤 지나서 절반 정도 다시 가져가는 모양입니다. 같은 이야기가 한 바퀴 돌아온 거죠. 교섭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4월에 시작해서 어제까지 다섯 달.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게 오십 번이 넘습니다. 중간에 총파업도 있었고 철야농성도 있었어요. 쉽게 나온 결론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합의에는 다른 것들도 들어갔습니다. 금요일에 일정 시간 이후로는 신규 고객을 받지 않는 제도가 새로 생기고, 육아휴직 쓸 수 있는 자녀 나이가 초등학교 육학년까지 늘어납니다. 출근 시간을 조금 늦출 수 있는 자율 출근제도 신설됐어요. 정리하면 이런 그림입니다. 일하는 사람의 여건은 나아지는 방향이고, 창구를 찾는 사람이 쓸 수 있는 시간은 조금 줄어드는 방향입니다. 이걸 한쪽 편만 들어서 말하긴 어렵습니다. 은행 직원도 누군가의 아침을 사는 사람이고, 창구에 오는 사람도 시간을 쪼개서 오는 사람이니까요. 둘 다 사정이 있어요. 그래서 정답을 드리진 않겠습니다. 대신 하나만 남겨두고 싶어요. 이번 변화는 2027년 4월부터입니다. 지금 당장이 아니에요. 그리고 앞으로 주 사점오일제 같은 근로시간 이야기가 나오면 영업시간은 또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즉,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창구에 꼭 가야 할 일이 있는 분이라면, 내년 봄쯤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침 삼십 분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